미국과 전 세계를 쓰나미처럼 덮쳤던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거의 2년이 되어간다.
코로나 사태가 대대적인 백신접종으로 안정되는가 싶더니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무섭게 확산되면서 긍정적이었던 사회 분위기가 다시 무겁게 가라앉고 있어 안타깝다.
코로나 팬데믹은 근본적으로 보건 비상사태로 많은 인적 피해를 유발했지만 현재도 진행 중이면서 앞으로 오랜 기간 우리에게 미칠 가장 큰 여파는 경제적 부분이다.
무엇보다 앞으로 현실화 될 3가지 경제 현상이 우려된다. 바로 인플레이션과 조 바이든 행정부와 연방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예고한 대대적인 세금인상, 또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가 공언한 제로금리 시대의 종료다. 세 가지 모두 소득수준과 경제여건을 떠나 우리 모두에게 장기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남긴 가장 달갑지 않은 유산을 뽑으라면 기자는 서슴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뽑을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와 연준 측은 여전히 현재의 높은 인플레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앞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정말 이들 ‘높은 분’들이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를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많은 주변 사람들은 요새 나가기가 겁나고 사람들을 만나기가 꺼려진다고까지 말한다. 나가서 밥 먹고 장 보고 운전하는 모든 경제 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기자가 잘 아는 한 식당 주인은 “확실히 외식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예전에 오던 점심 직장인 고객, 저녁 가족단위나 회식 고객들이 줄었다. 고객 감소로 인한 매상 감소가 가격을 올려서 창출하는 매상 증대 보다 더 커 실제 수익은 줄어드는 시점이 오고 있어 두렵다”는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인플레가 정말 무서운 것은 재산가치와 소비여력을 잠식하고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 감소와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최악의 상황으로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폭등) 현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7개월 연속 가파른 식품가격 주도 속에 지난 6·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08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률인 5.4%를 기록했다. 8월에도 전년대비 5.3% 상승했다. CPI와 함께 인플레의 대표적인 선행지수인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 8월 전년 대비 8.3% 상승했다. 지난 2010년 11월 지수 산출 이래 최대 상승률이다. 7월(7.8%)에 이어 한 달 만에 또 다시 신 고점을 찍었다.
임금이 오르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연방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0.9% 감소했다. 명목 임금은 올랐지만 물가가 더 많이 올라 임금 상승을 잠식하며 서민들의 구매력은 감소했다. 인플레의 무서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민주당이 지난 13일 공개한 증세안은 각종 세금인상으로 향후 10년간 2조9,000억달러의 세입을 늘리는 목표를 잡았다. 민주당은 연소득 개인 40만달러, 부부 45만달러 이상 ‘부유층’이 가장 많은 세금을 더 낼 것이라고 하지만 중산층의 세금인상도 불가피하다.
대표적으로 한인 등 중산층에게 해당되는, 부동산이나 주식을 사고팔 때 발생하는 수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또는 자본이득세)를 5%포인트나 상향조정했다. 양도소득세를 5% 더 내야하니 수익은 5% 감소하게 된다.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연방정부의 증세안도 두렵지만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가주 의회와 LA 카운티, LA 시 등 지방정부의 판매세와 재산세, 소득세 인상도 줄줄이 있을 것이다.
연준은 오는 9월21일과 22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 여부를 결정한다. 이날 테이퍼링을 결정하지 않으면 다음 11월 2일과 3일 FOMC에서 테이퍼링을 결정할 것이라는 것이 모든 경제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테이퍼링 종료가 중요한 것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속돼 온 연준의 경기부양 정책과 나아가 제로금리 시대의 종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제로금리 시대가 끝나면 연방 기준금리가 다시 오르게 되고 이는 모기지, 크레딧카드, 자동차론 등 모든 대출 이자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이자 비용 부담이 가중되게 된다.
지난달 초로 연방 실업수당이 끝났고 대다수 미국인들은 연방정부가 지급한 경기부양금도 거의 다 써가고 있다. 임금은 정체되거나 실제 수익이 줄어든 상태에서 치솟는 물가를 감당해야 하는 처지다. 우리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고 더욱 섬세하고 치밀한 투자와 절세 전략 등 가계 경제 지키기에 나서야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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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국장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