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북가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자신이 코비드-19에 걸린 줄 몰랐던 교사가 잠깐 마스크를 벗고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준 뒤 학급의 절반이 감염됐다는 뉴스가 나왔다. 스치기만 해도 감염된다는 델타 변이의 무서운 전염성을 보여준 사례다.
인도에서 발생한 델타 변이는 가공할 감염력으로 순식간에 미국을 비롯해 세계적인 지배 변종이 됐다. 실제로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도 코로나에 걸린 ‘돌파감염’을 주위에서 드물지 않게 본다. 대부분 크게 앓지 않고 지나가지만 중증으로 발전하는 케이스도 적지 않아서 보건 당국은 백신접종과 방역수칙 준수를 다시 당부하고 있고, 많은 주들이 보다 강화된 지침을 적용하고 있다.
이번 4차 확산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남부 주들에서 특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지난 한 주 하루평균 확진자는 16만명, 입원환자 10만명, 사망자는 1,000명을 넘어섰다. 앨라배마·조지아·텍사스·플로리다·아칸소 주에서는 중환자실(ICU)이 거의 동났으며 일부 병원은 산소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복도나 회의실에 임시 중환자실이나 병상을 가설하고, 시신 보관을 위한 냉장 트레일러가 등장하는 등 지난 1년반 동안 여러 차례 보아온 풍경이 또 다시 반복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식당과 마켓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밤에 LA 한인타운에 나가보면 술집과 카페, 고기구이집은 불야성이고, 여러 인종의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마스크를 쓴 사람도 있지만 쓰지 않은 사람도 많이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백신접종 의무화와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놓고 찬반 대립이 이어지고 있고, 대면수업 개학이 시작되면서 교육구의 방침과 교사 및 부모들의 주장이 엇갈리기도 한다. LA통합교육구(LAUSD)에서는 개학 첫 주에 6,500여 명의 학생이 코로나 감염 또는 감염자 접촉 등의 이유로 격리돼 학교를 결석했다. 전국적으로도 어린이 신규 확진자가 하루 20만명을 넘어섰고, 어린이 입원환자도 하루 평균 330명에 이른다.
누구도 델타변이 바이러스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다. 특히나 미접종자들은 대단히 높은 감염위험에 노출돼있다. 이런 상황에서 건강을 지키는 길은 백신을 맞고,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키고, 때가 오면 부스터 샷을 맞는 일이다. 노동절 연휴에도 여행보다는 야외에서 가족 모임을 갖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