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19 팬데믹으로 발생한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는 1년이 지났는데도 수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일로에 있어 LA카운티만 해도 총 1,330건으로 작년에 비해 107%가 증가(가주 검찰7월 보고)하는 등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 사태가 100년전 일본에서 발생한 관동대지진 때의 조선인 학살사건을 떠오르게 하는 이유는 두 사건 사이에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재앙이 발생하면 정부차원에서는 성난 인심을 수습하기 위하여 평소 눈에 가시처럼 여겨왔던 힘없는 소수민족을 희생양으로 삼아 모든 재앙의 원인을 그들에게 돌려 학살당하게 한 것이 역사의 기록이다. 14세기 중반 ‘일류 최악의 재난’ 흑사병 때는 수많은 유대인들이 학살되었다.
1923년 9월1일 발생한 관동대지진(7.9~8.3 강도) 때에는 일본정부와 군부가 합작으로 계략하여 조선인 폭도들이 방화, 강도, 강간을 자행하고 식수에 독을 타는 등 흉악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헛소문을 퍼트리고 일본 언론도 정부와 군부가 조작한 거짓말을 퍼트려 성난 대중에게 조선인을 반드시 죽여야할 대상으로 만들어버렸다.
일본군과 경찰, 그리고 낭인들이 즐겨 쓰던 닛본도, 심지어 죽창, 쇠꼬챙이로 무장한 자경단이 조직되면서 조선인 대학살이 자행되어 유학생, 강제노역으로 끌려온 근로자, 그 밖에 일본인 사회주의자, 조선인으로 의심받은 일본인이나 중국인까지 무참히 학살되었다. 길 가다가 붙들려 15원(“쥬 고엔”)을 일본말로 발음해보라고 한 후 “쥬”와 “고”를 일본사람처럼 엷게 발음 못하면 조센징으로 오인 받은 중국인이나 다른 동양인들도 학살되었다.
관동대지진의 확실한 희생자 수는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최소한 6,000명에서 수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어쨌거나 요즘엔 어떻게 해야 ‘묻지마 폭행’에서 우리자신을 보호하느냐가 급선무다. 밤에는 밖에 나가는 것을 삼가고 밝을 때라도 반드시 여럿이 모여 다니고 호루라기 같은 것도 항상 지참하고 간단한 태권도 같은 호신술의 기본이라도 익히는 것도 우리를 보호하는 한 방법일 게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보다 우리의 사고방식을 확 바꾸어 완전히 새로운 착상을 해보면 어떨까? 예를 들면 길에서 생면부지의 사람, 그것도 험상궂게까지 생겨서 좀 섬뜩하고 위협을 느끼더라도 우선 웃음을 띠고 간단하게 Hi 혹은 Good Morning! 하고 인사를 건네면 어떨까?
우리문화나 습관에서 낯선 사람에게 웃으며 인사한다는 것은 드문 일이며 더구나 여성이 모르는 남성에게 희죽거리는 일이 얼토당토않은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서양사람 측에서 보면 처음 만나면서 무슨 원수를 진 것도 아닌데 눈길을 피하거나 아래로 까는 것은 자기를 무시해서 그러는 것으로 단정해 기분 나빠 적대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더 큰 문제는 묻지마 폭행을 하는 사람들이 대개 제정신이 아니라는 점이다. 헤까닥 한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보통사람들과 다르고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우리는 전혀 모르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나올지 예측을 못하는 것이 문제다. 그런 상황에서는 그들의 돌출행동에 대한 대처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밖엔 다른 뾰족한 수가 없을 터. 그저 현명한 우리 조상님들이 남겨놓으신 삶의 지혜에서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옛부터 우리 조상님들은 미운 놈에게 떡 하나 더 주라 했고 웃는 낯에 침 뱉지 않는다고 가르치시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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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성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