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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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유엔 기후보고서

2021-08-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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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가 ‘비상사태’임을 선포한 유엔 보고서가 국제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가 지난 9일 발표한 보고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예상보다 훨씬 더 빨리, 더 많이 진행되고 있어서 앞으로 폭염, 홍수, 산불과 같은 재난이 훨씬 빈번하게 일어나고 피해도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3,000페이지가 넘는 보고서의 내용은 충격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구온난화는 의심할 여지없이 인간의 활동 즉 화석연료의 남용으로 일어난 현상이 명확하다”고 밝힌 것이다. 지금까지 일부 과학자들과 정부, 기업들이 개별적인 기상현상을 기후변화 탓으로 돌리는 것을 꺼려왔다는 점에서 이 보고서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에 쐐기를 박았다고 볼 수 있다.

또 중요한 것은 기후변화가 이미 급속하게 진전돼왔기 때문에 바로 오늘부터 인류가 아무리 노력해도 앞으로 30년간, 즉 2050년이 될 때까지는 현재보다 극단적인 기후재앙이 계속되고, 극지방의 빙하는 계속 녹아서 해수면이 크게 상승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런 한편 암울한 미래의 전망 가운데서도 희망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지구의 대기 기온은 산업화 이전인 19세기 때보다 섭씨 1.5도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탄소 방출량을 제로로 줄이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2050년 이후에는 지구온난화가 서서히 속도를 늦춰 최악의 재앙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세계 최고의 기후과학자 234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7년 동안 1만4,000여개의 자료를 분석해 도출한 내용이다. 기후과학자들은 엄청나게 발달한 테크놀러지를 사용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정교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산출하고 미래의 기후환경을 예측한다는 점에서 이 보고서는 신뢰도가 가장 높은 기후자료로 꼽힌다.

이제 기후변화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곳은 지구상에서 단 한 곳도 없다. 숨을 곳도 피할 곳도 없다. 이 같은 비상사태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각 개인과 가정이 적극적으로 환경보호운동에 동참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는 개인의 역할보다 정부와 기업이 나서야한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정부의 엄격한 환경규제가 필요하고,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처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 기후재앙에 눈 감는 정치인에게는 투표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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