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유행이 다시 시작될 조짐이다. 백신 접종자가 늘면서 하향곡선을 그리던 코비드-19 팬데믹은 지난 독립기념일 연휴를 기점으로 미 전국 50개주에서 모두 감염이 증가했다. 이중 38개주에서는 증가율이 50%가 넘어서는 등 지난 겨울철 대확산 이후 처음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입원환자 수가 지난 2주 동안 2배 증가했다. LA카운티에서만 일주일간 1만여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자 보건당국은 정상화 선언 한 달 만에 다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지침을 꺼내들었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한국,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도 빠르게 번져가는 이번 대확산의 주원인은 새로 출현한 ‘델타’ 변이종이다. 현재까지 발견된 네가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변종 ‘알파’, ‘베타’, ‘감마’, 그리고 가장 최근에 나온 인도 발 ‘델타’ 변이 중에서 델타 변이는 다른 세 변종보다 훨씬 전파력이 강하고 감염속도가 빠르며 한번 걸리면 증세가 심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델타 변이는 현재 미국 전체 케이스의 83%를 차지하는 지배종이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도 확진자, 입원자, 사망자가 크게 늘고 있다.
다행히 미국에서 제공되는 백신은 이 모든 변종에 대해 높은 예방효과를 보인다. 현재 미국 내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의 97% 이상이 백신 비접종자들이라는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델타 변이가 ‘백신 비접종자들의 팬데믹’으로 불리는 이유다. 백신을 맞았어도 드물게 돌파감염이 일어나긴 하지만, 일단 접종을 마친 사람은 감염되어도 바이러스가 적고 열도 덜 나는 등 증세가 경미해서 입원을 막아준다.
보건 당국은 앞으로 2주가 이번 대확산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아무리 심해져도 지난겨울의 3차 대유행만큼 의료체계에 심각한 부담이 되지는 않지만, 비접종자들이 많은 지역에서는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려면 아직도 멀었다. 백신주사를 맞았어도 다시 방역수칙을 되새겨야겠다. 마스크 쓰기, 거리두기, 손 씻기, 사람 많은 곳 피하기를 계속 지키는 것만이 델타변이로부터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