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종료한 한국 드라마 ‘로스쿨’은 데이트 폭력과 법정 문제들을 다루어 이슈가 되었다. 미래를 약속한 연인이라 할지라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존중하지 않고 힘과 권력으로 통제하려 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폭력’이다.
데이트 폭력은 신체적 폭력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모습의 폭력들이 동시에 일어나고 폭력의 정도는 점점 심각해지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 속에서 연인인 전예슬과 고영창은 결혼과 미래를 약속했고 로스쿨을 가기 위해 함께 준비했다. 하지만 전예슬만 로스쿨에 합격하면서 고영창은 자신의 힘과 여자친구의 미안한 감정을 이용하여 다양한 폭력을 가하기 시작한다. 수시로 전화와 문자를 보내며 일상을 통제, 금지된 기숙사 출입, 수시로 학교 방문, 불법 카메라 촬영, 무자비한 신체적 폭행, 성폭행, 그리고 사랑이란 이름하에 지속적인 폭력과 사과를 반복함으로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하여 길들이는 가스라이팅과 같이 다양한 폭력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예들은 데이트 폭력에서 공통으로 일어나는 정서적, 신체적, 성적, 디지털, 스토킹 폭력이다. 그러므로 연인이라 할지라도 상대방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강요할 때 데이트 폭력인지 생각해 봐야한다.
데이트 성폭력의 특수한 상황은 가해자가 친밀하고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다양한 폭력이 지속해서 발생해도 피해자는 그것을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피해 사실도 알리기 어려워 더욱 피해가 가중된다.
연인사이에서 폭력 관계인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특징은 ‘반복되는 패턴’이다. 갈등이 생기면 폭력을 가하고 그 후에 잘못했다고 사과하는 일이 반복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해자는 갈등와 폭력의 원인이 상대방에게 있다는 메시지를 계속 던진다. 때문에 피해자들은 폭력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혼돈된 생각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앞으로는 정말 안 그러겠지’ 생각하며 다시 건강한 관계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된다.
이로 인해 그 관계를 단절하지 못하고 해로운 패턴과 폭력은 계속 심각해진다. 이러한 관계는 피해자가 위험해 질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적절한 대응과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 드라마에서도 피해자가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지만 사랑인지 폭력인지 계속 혼란스러워하다가 남자친구의 행동들이 폭력과 범죄이지 사랑이 아님을 새롭게 인식하면서 적절한 대응을 하게 된다.
데이트 폭력은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사랑하는 관계가 때로는 더 이상 사랑이 아닌 지배와 폭력적인 관계로 변한다면 관계 단절 등의 적절한 대처와 가족과 주변의 도움 요청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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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정 / 워싱턴 한인복지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