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죄 억제 효과에 높다고 판단, 찬성 비율 가장 낮은 그룹은 젊은 층서 확산 중인 무신론자
지난해 인디애나주에서 벌어진 사형제 폐지 집회. [로이터]
미국에서 사형제도 찬반을 둘러싼 논쟁은 어제오늘의 일이다. 사형제도가 윤리적으로 옳고 그른지에 대한 의견과 사형제도의 범죄 억제 효과를 둘러싼 의견이 항상 팽팽히 맞서 왔다. 미국 성인 중 절반이 조금 넘는 약 60%는 사형제도를 찬성하는 가운데 종교별로 사형제도에 대한 의견이 매우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 조사 기관 퓨 리서치 센터가 지난 4월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사형제도를 찬성한다는 비율이 가장 높은 종교는 개신교로 조사됐다. 개신교인 중에서는 약 66%가 사형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개신교인 중에서도 백인 복음주의 교인의 약 75%가 사형제를 찬성한다고 했고 비복음주의 백인 개신교인의 사형제도 찬성 비율도 약 73%로 매우 높았다. 반면 흑인 개신교인 중에서는 사형제도 찬성과 반대 비율이 각각 약 50%와 약 47%로 팽팽히 맞섰다.
카톨릭 신자의 사형제도 찬성 비율 역시 약 58%로 비교적 높았다. 카톨릭 신자 중에서는 히스패닉계 신자의 사형제도 찬성 비율이 약 61%로 백인 신자(약 56%)보다 높았다. 이처럼 종교인들의 사형제도 찬성 비율이 높게 조사된 반면 무종교인 사이에서는 사형제도 찬성 비율이 매우 낮았다.
종교가 없다고 답한 미국 성인 중 약 55%가 사형제도를 찬성한다고 답한 가운데 무신론자의 찬성 비율은 약 35%로 전체 그룹 중 가장 낮게 나타났다. 신의 존재나 초경험적인 것은 인식 불가능하다고 믿는 ‘불가지론자’ 중에서도 사형제도를 찬성한다는 비율은 약 43%로 낮았다.
무신론자와 불가지론자가 전체 성인 중 차지하는 비율은 약 10% 미만이지만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무신론자 비율은 빠르게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미국 성인의 약 29%를 차지하는 백인 개신교인 비율은 최근 수년간 가파른 하락세다. 이번 조사에서 유대교와 이슬람교 등 기타 종교는 포함되지 않았다.
기독교인을 포함한 종교인의 사형제도 찬성 비율이 높은 이유는 사형제도가 윤리적으로 정당하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살인과 같은 중범죄를 저지른 죄인에 대한 사형제도가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개신교인과 카톨릭 신자의 비율은 각각 약 68%와 약 60%로 조사됐다. 반면 무신론자와 불가지론자 중 사형제도가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각각 약 48%와 약 53%로 낮았다.
사형제도에 대한 효용성에 대한 생각도 종교인과 비종교인 간 크게 달랐다. 사형제도가 중범죄 억제 효과가 있다고 믿는 개신교인과 카톨릭 신자는 각각 약 41%와 약 34%였지만 무신론자와 불가지론자 중 이 같은 답변은 약 23%와 약 18%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