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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란민 1만4천명 구한 ‘흥남철수 영웅’ 가톨릭 성인 되나

2021-06-2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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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탄절 기적’ 메러디스빅토리호의 라루 선장

▶ 기적의 생존자 후손은 문대통령 포함해 100만명

한국전쟁 흥남철수 작전 당시 피란민 1만4천5명을 구출한 레너드 라루(1914년 1월 14일∼2001년 10월 14일) 선장을 성인으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미국에서 본격화됐다.

미국의소리(VOA), 더다이알로그 등의 매체에 따르면 미 가톨릭주교협회는 춘계회의 이틀째인 지난 17일(현지시간) 라루 선장과 조지프 버비스 러플로 신부에 대한 지역교구의 성인 추대 절차를 승인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회의에서 두 사람은 모두 주교 99%의 찬성을 받았다.


이번 승인에 따라 '하느님의 종'(가경자) 지위에 있는 라루 선장을 시성을 위한 다음 절차인 복자로 추대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천주교에서는 가경자 지위를 받은 뒤 생전 또는 사후의 첫 번째 기적이 인정되면 복자로 선포되고, 복자가 된 뒤 두 번째 기적이 인정될 경우 성인의 칭호가 붙는다.

기적은 통상적으로 의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불가사의한 치유를 행한 것을 일컫는다.

미국인인 라루 선장은 한국전쟁 당시 군수물자 수송 명령에 따라 함경남도 흥남 부두로 향했다.

당시 국군과 유엔군은 38선을 넘어 북진했지만, 중공군의 개입과 매서운 추위로 전황이 불리해지자 1950년 12월 15일부터 같은 달 24일까지 군인, 피란민, 군수 물자를 선박을 통해 흥남에서 철수시키는 계획을 세웠다.

라루 선장은 단 한 명의 피란민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군수물자를 버리고 피란민을 승선시키기로 했고, 그 결과 정원 60명인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1만4천여 명을 태웠다.

이후 항해 중 배 안에서 태어난 신생아 5명을 포함한 전원은 성탄절인 12월 25일 경상남도 거제도에 무사 도착했다.


전쟁통에 어뢰가 많은 동해를 단 1명의 사망자도 없이 종단해낸 이 작전은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린다.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단일 선박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구조한 배로 기네스북 기록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구조된 1만4천명의 후손은 약 100만명으로 추정되며, 문재인 현 대통령 역시 이들 가운데 한명이라고 현지언론은 소개했다.

라루 선장은 1954년 뉴저지의 뉴턴에 있는 베네딕트회에서 마리너스라는 이름의 수사로 변신했다.

2000년 그가 속한 뉴저지의 수도원이 수사 부족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을 때 한국 왜관 수도원에서 7명의 수사를 보냈다.

당시 수사 중 한 명인 안토니오 강 신부는 라루 선장에 의해 목숨을 구한 피란민이었다.

그의 성인 추대를 지지하는 이들은 이것이 기적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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