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사단 건물, 보존과 지원 시급하다
2021-06-18 (금)
1913년 5월, 도산 안창호 선생이 독립운동을 위한 조직적 재정후원과 일꾼양성을 위해 흥사단을 창설했다. 이후 흥사단은 105인 사건과 3·1운동 등 조국의 독립운동에 직간접으로 참여했을 뿐 아니라 미주 한인들의 사회활동과 권익보호, 언론활동을 적극 주도하며 교민사회의 발전에 중심적 역할을 도맡았다.
그 흥사단의 정신과 역사가 담겨있는 옛 단소 건물이 최근 매각과 철거 위기에 놓이자 이를 사들여 보존하자는 노력이 이민사 관련 단체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USC 캠퍼스 옆에 위치한 이 건물의 소유회사가 아파트 개발을 위해 철거할 예정이라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미주한인 선조들의 발자취와 독립운동 역사가 담긴 건물이 사라지게 두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USC 인근 사우스 카탈리나 스트릿에 위치한 2층 주택건물은 흥사단이 1932년 매입해 1978년 매각할 때까지 46년간 사용한 장소다. 미주한인 애국지사들과 흥사단 단우들이 모여 독립을 논의했던 유적지이며, 1938년 안창호 선생이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한 소식을 들은 곳도 이곳이었다. 그만큼 이를 보존해서 역사교육의 장으로 삼아야할 의미와 중요성은 충분하다.
사실 이같은 노력은 진작 시작됐어야 했다. 흥사단 소유의 이 건물이 관리 및 재정적 어려움으로 매각된 게 1978년이었다고 하니, 40년 넘게 방치돼왔던 셈이다. 지난 2019년 매물로 나왔을 때 흥사단 미주위원부가 자체 자산에 한국정부 지원을 더해 이 건물을 구입하려고 시도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매입에 성공했더라면 순조로운 보존작업이 이뤄졌을텐데 무산된 게 아쉽기 짝이 없다.
현재 흥사단, 미주도산기념사업회,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등 관련 단체들은 흥사단 옛 단소 구입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현 소유주인 개발회사와 매입 협상을 벌이면서 한국 정부에도 독립운동 사적지 보존을 위한 지원을 요청하고 나선 상태다. 동시에 LA 시정부에 이 건물의 사적지 지정을 신청해 헐리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시급하다.
한인사회 전체가 나서서 보존 방안에 지혜를 모으고 관심과 지원을 보내는 일이 절실하다. 역사를 잊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