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만남기회 적은 미국, 좋은 인연 만들어드려요”

2021-04-22 (목)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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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플 & 비즈니스 -듀오 USA 제니퍼 이 대표

“만남기회 적은 미국, 좋은 인연 만들어드려요”

제니퍼 이 대표는 결혼정보 회사는 각 회원의 정보를 전문적으로 분석해 매치하지만 무엇보다 투명하고, 정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혁 기자]

▶ 결혼은 현실, 정직·꼼꼼한 전문가 도움 필요
▶ 미주지사 첫 매니저 출발, 베테런 매치메이커
▶뉴욕·LA 등 전국 700여 회원, 일년 30쌍 성혼

비혼 예찬 시대다. 비혼 가족, 비혼 출산도 급부상 중이다.
가족 구조, 삶의 방식이 바뀌고 있다. 결혼 보다 커리어, 공동체 보다 개인 삶에 집중한다. 개인주의 가속화로 혼자 삶을 자발적으로 선택한다. 안정된 삶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비혼 시대, 결혼 시장은 세대교체 중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주 세대로 떠올랐다. 비혼, 만혼의 핵심 주체이면서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었다. 결혼을 선택한 밀레니얼 세대는 소비산업에 이어 결혼산업도 주도한다. 결혼 문화 역시 빠르게 변화 중이다.


웨딩 뉴노멀 시대, 밀레니얼 세대에게 스몰 웨딩은 전반적인 추세다. 하객은 100명 미만. 비용과 절차는 간소화한다. 예물 예식비용은 줄이고 가전에 투자한다.

팬데믹은 결혼산업 변화를 가속화했다. 지난해부터는 하객 50인 미만 마이크로 웨딩도 급부상 중이다, 야외 결혼식도 대세다. 친지와 친구만 참석하는 프라이빗 웨딩, 작지만 고급스럽게 한다. 음식과 음료, 디자인, 하객수에 이르기까지 양보다 질이다.

올해 웨딩 산업은 새로운 트렌드로 반등 중이다. 결혼식을 집 백야드에서 한다. 온라인 결혼식 생중계도 한다. 결혼식은 토요일이 인기였다. 하지만 금요일 오후, 주중에 결혼하기도 한다.

결혼정보 업계도 변화의 물결에 편승 중이다. 결혼하는 남녀는 줄었지만 결혼정보 회사 회원수는 늘고 있다.
결혼정보회사 선두업체 듀오 USA 지사장 제니퍼 이 대표는 결혼 핵심세대로 떠오른 한인 밀레니얼 세대의 매치메이커, 중매전문가다.

결혼 적령기 밀레니얼 세대에게 데이팅앱이 단연 인기다. 결혼정보회사 존폐 위기 같다. 하지만 현실은 데이팅앱을 통한 가벼운 ‘썸’과 ‘연애시대’가 아닌, 신중한 ‘중매결혼’을 더 선호한다.

이 대표의 고객들은 데이팅앱이 식상하거나 데이팅앱에 프로필 노출을 꺼리거나 썸을 반복하지 않고 중매전문가를 찾는 2세들이 대부분이다. 듀오 웹사이트를 방문하고 줌미팅으로 실질 상담도 한다. 신뢰가 가면 매치메이커 전문가 도움, 안할 이유가 없다며 가입한다. 그런 마인드다.

이 대표는 듀오 USA 미주지사 설립 때 첫 직원이자 유일한 매니저였다. 2011년 듀오 USA 미주지사장으로 발탁됐다. 회원 한 명부터 시작해 현재 듀오 가입 총 회원은 미전역 700여명. 그 중 액티브 회원은 500여명. 회원 중 2세는 70%, 1세 부모 회원은 자녀 동의 받아야 가입을 받는다. 회원 남녀 비율은 남성 60%, 여성 40%. 50~70 커플이 교제한다.


결혼 상대로 호감이 있어도 금방 결혼하지 않는다. 결혼까지는 평균 1년이 걸린다. 충분히 서로 안 다음 프로포즈한다. 삶의 속도는 가장 빠른 세대지만 결혼은 신중하다. 회원 두 명 중 한 명은 결혼, 일 년에 많게는 30쌍이 결혼한다. 매치메이커는 쉬운 일이 아니다. 꼼꼼해야 한다. 성실하고 집중력도 필요하다. 회원 파악이 기본, 데이터베이스를 연구한다.

이 대표는 “회원 각각 프로필만 보면 한 장의 페이퍼, 훌륭한 이력서이지만 매치메이커가 전문적으로 분석해 매치하면 가장 잘 맞는 최고의 배우자 스펙이 된다”고 말했다.

제니퍼 이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바로 결혼, 1981년 남편과 미국으로 이주했다. 스물 일곱 살, 퍼스트 글로벌 뱅크에서 텔러로 미국에서 첫 직장을 시작했다. 은행에서 어카운팅 부서, 행장 비서로 일했지만 직접 비즈니스를 하고 싶었다.

10년 은행일을 끝내고 라브레아에 작은 일식집 ‘사케하우스’를 열었다. 앤티크풍의 코지하고 예쁜 식당이었다. 영화도 촬영하고 유명인 단골들이 꽤 있었다. 식당 매출은 좋았다.

우연히 듀오 미주지사 설립 및 직원 구인 광고를 봤다. 대학교 3학년 때 ‘사랑의 스튜디오’ 대학생편에 출연, 커플이 됐다. 이런 경험으로 매치메이커는 꽤 재밌는 일 같았다. 재미삼아 낸 이력서에 인터뷰 연락이 왔다.

이 대표가 바쁘자 지사장은 두 번이나 방문 인터뷰를 했다. 입사하게 됐지만 생각보다 할 일이 많았다. 일본인 매니저에게 식당을 넘기고 커플 매니저로 본격적으로 나섰다. 1990년대 후반 지금 같은 컴퓨터 매칭 시스템이 없었다.

회원가입을 받으면 노트에 사진을 붙이고 손으로 정보를 일일이 적었다. 시작 때는 회원이 없어 매칭이 힘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회원이 늘어나고 그 만큼 매칭 풀이 넓어졌다.

성장와 함께 2011년 듀오 미주지사 대표로 선임됐다. 25년 사이 회원도 부모 1세대에서 2세로 바뀌었다.

듀오에서 회원 가입하려면 데이터 양식 165개 질문을 작성한다. 그 후 30분 정도 줌미팅을 하며 배우자 선호도를 직접 파악한다. 학교 졸업장, 월급명세서, 학자금 융자, 비즈니스 경우 세금보고, 가족관계 증명서, 백그라운드 체크, 약물 복용 체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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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매치메이커의 생명은 정직과 실수하지 않는 것이다”고 말했다. 회원 가입이 끝나면 담당 커플매니저가 지정된다. 18개월동안 커플 매니저는 회원에 맞는 이상형을 찾아 양쪽으로 보낸다.

LA에서 뉴욕 맨해튼 커피숍에서 데이트 미팅 셋업은 기본이다.
기본 정보를 알고 만난 회원들은 개인 사항은 물어보지 않는다. 시간 절약이다. 타임 매니지먼트에 철저한 밀레니얼 세대 회원들이 매치메이커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매치메이커는 데이팅 후 회원들의 의견을 듣는다. 첫 데이팅 주선이 실패하기고 하고 1~2년 데이트하다 결혼하기도 한다.
2세 회원들은 대부분 밀레니엄세대. 대부분 고학력에 지혜롭다. 사리판단도 정확하다, 지출도 합리적이다. 독립적이어서 부모 비즈니스를 이어받지 않는다. 투자도 잘한다.

주택소유주도 많다. 동부쪽으로 대학교를 진학,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일한다. 자기관리 잘하고 미래 계획도 확실하다. 무엇보다 결혼 계획이 구체적이다. 건강한 가정을 통해 자녀는 1~3명 정도 원한다. 생각하는 결혼 적령기는 35세 이전이다.

이들은 데이팅앱을 통해 연애하지만 중매결혼도 고려한다.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면 가입을 망설이지 않는다. 남성과 여성 회원 각각 배우자에 대한 선호도가 다르다. 남성 회원은 맞벌이를 선호한다. 연상도 개의치 않는다.

여성 회원들 중 약사가 70~80%, 변호사, 간호사도 많다. 남성 회원 직업은 엔지니어와 IT 분야가 많다. 2세 회원 평균 연봉은 15만달러. 이들 관심은 학벌보다 직업,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 공유다. 부모세대도 젊어지고 변했다. 안정된 경제력 바탕으로 언제든지 자녀를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 자녀가 행복한 가정을 이룬다면 자녀 선택을 존중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고객인 이 대표의 라이프 스타일은 ‘액티브’ 정점이다. 메트로 링크를 타고 매일 출퇴근, 골드라인을 타고 요가 클래스를 다닌다. 보스턴, LA, 샌프란시스코, 샌디에고 마라톤 대회 등을 완주했고, 히말라야 등반, 네팔 안나푸르나, 앵커리지 북극열차 여행 등 일 년에 한 번 혼자 해외 여행을 간다. 지난해 11월 과테말라 화산 트래킹을 다녀왔고 올해 위트니 백패킹, 내년에는 칠레를 갈 계획이다. 스킨스쿠버 다이빙과 요가 자격증도 준비 중이다.

25년동안 매치메이커로 일한 이 대표는 “결혼은 현실이기 때문에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며 “매치메이커가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로 만든다”고 말했다.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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