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시장 경선 승리 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전화…정치 조언 건네
▶ 오바마 측근들도 맘다니에 관심…NYT “주류에 편입될 수 있다는 신호”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조란 맘다니[로이터]
뉴욕 시장 선거를 앞두고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도계 무슬림 정치 신예 조란 맘다니가 민주당 주류의 지지를 확보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그간 맘다니는 정치 거물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꺾고 민주당의 공식 후보로 확정됐음에도 급진적 이미지 때문에 당내에서조차 반대 여론이 많았는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손을 내민 것이 알려지면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민주당 내에서 여전히 상당한 지분을 가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는다면 비주류인 맘다니가 당내 기반을 얻기 수월할 수 있다는 것이 뉴욕타임스(NYT)의 분석이다.
NYT는 13일 논설을 통해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맘다니가 쿠오모 전 주지사를 꺾고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로 선출되는 이변을 일으킨 이후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맘다니와 오랜 시간 통화하며 그에게 당선을 축하하고 힘든 시기에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한편 정치 관련 조언도 건넸다고 한다.
이른바 '오바마 사단'으로 불리는 측근들도 맘다니에게 주목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을 맡아온 존 파브로와 선임고문이었던 댄 파이퍼가 맘다니의 측근인 민주당 전략가 모리스 카츠와 연락을 주고받았고, 오바마의 최측근 수석전략가였던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지난달 캠프에 들러 맘다니와 참모진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액설로드는 이와 관련해 "(맘다니에게서) 한동안 보지 못했던 단호하고 긍정적인 이상주의를 발견했다"며 "그가 하는 모든 대답이나 아이디어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는 분명히 '노동자를 위한 국가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하는 옳은 질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뉴욕 정치권의 반응이 실망스럽고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혹평하고는, 경제적 불확실성을 심각하게 느끼는 미국의 젊은 층을 끌어당기는 맘다니의 능력이 매우 중요하며 당 전체가 인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NYT는 오바마와 그의 측근그룹이 이처럼 맘다니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것은 그가 민주당 주류에 편입될 수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짚었다.
특히 오바마의 이너서클에서는 맘다니를 다른 민주당 주류처럼 위협이나 골칫거리가 아니라 새로운 피가 절실히 필요한 민주당의 유망한 인물로 보고 있을 가능성도 크다고 진단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여전히 당내 기반이 약하고 진보성향이 뚜렷한 맘다니에 대한 우호적 시각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오바마의 공개 지지를 받는다면 다른 민주당 인사들도 그를 보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특히 오바마의 지지는 고령층과 흑인 유권자의 표심을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NYT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맘다니의 유사점에도 주목했다.
사람 모두 독특한 이력을 가진 '아웃사이더' 출신으로, 오바마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으며 맘다니 후보가 오는 11월 당선된다면 최초의 무슬림 출신 뉴욕 시장이 된다는 것이다.
또 풀뿌리 조직을 중심으로 선거 캠페인을 벌이고 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을 넘어 다른 유권자들까지 끌어모았다는 점도 비슷하다.
오바마 행정부의 백악관에서도 일했던 맘다니의 홍보담당자 제프리 러너는 두사람에 대해 "내 이전 상사(오바마)와 마찬가지로 조란은 사려 깊은 리더십과 도덕적 용기, 그리고 정치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희망을 불어넣는 독특한 능력이 있다"고 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