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분기 주택 시장 상황도 바이어에겐 ‘고난의 연속’
▶ 베이비 부머 하반기에야 집 내놓기 시작할 듯
신규 주택도 기존 주택도 매물 공급이 꽉 막힌 상태다. 코로나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야 기존 주택 매물이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준 최 객원기자]
올해도 교외 지역의 정원이 딸린 집에 대한 수요가 늘 전망이다. [로이터]
본격적인 주택 시장 성수기가 시작됐다. 올해도 어김없이 내 집 마련 의욕이 넘치는 바이어들에 의한 주택 구입 활동이 시작됐다. 하지만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도 매물을 찾을 수 없는 살벌한 주택 시장 상황에 바이어는 한숨만 내쉬는 모습이다. 1년 중 주택 거래가 가장 활발한 시기를 코앞에 두고 바닥을 드러낸 매물 부족 상황은 당분간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온라인 금융 정보 업체 뱅크레잇닷컴이 올해 여름철 성수기로 이어지는 올해 2분기 주택 시장을 미리 살펴봤다.
◇ 베이비 부머 하반기에야 집 내놓을 듯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의 분석에 의하면 현재 주택 재고는 약 300만 채나 부족하다. 올해처럼 주택 재고가 빠진 적이 없었는데 내 집 마련을 위해 현재 고군분투 중인 바이어의 입에서 하소연만 나오는 이유다. 신규 주택은 물론 기존 주택 공급이 현재의 수요를 따라잡는데 만 앞으로 수년이 걸릴 전망으로 올 2분기에 주택 구입 계획을 가진 바이어들은 각오를 단단히 해야겠다.
하지만 주택 매물 공급과 관련된 반가운 전망도 있다.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코어로직의 프랭크 노태프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중 주택 매물 공급 사정이 소폭이나마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태프트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수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2분기 중 그동안 집을 내놓지 않았던 베이비 부머 세대가 차츰 집을 내놓기 시작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택 보유율이 가장 높은 베이비 부머 세대는 자녀 출가, 은퇴와 함께 집을 처분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발목이 잡혀 그동안 주택 처분 시기를 미뤘다.
현재 실거주 주택 보유자의 중간 연령은 58세로 이들에 의한 기존 주택 매물 공급이 2분기를 기점으로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따라서 현재 주택 구입 활동 중인 바이어는 매물 공급 상황을 주시하며 하반기를 주택 구입 타이밍으로 노려볼 만하다. 하지만 당분간은 매물 부족에 따른 치열한 경쟁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고 모기지 이자율 상승세가 진정되면 주택 구입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 오르는 이자율, 구입 수요에 큰 영향 없다
모기지 이자율은 올해 초 바닥을 찍은 뒤 지속적인 오름세다. 모기지 이자율은 앞으로도 당분간 급격한 상승 없이 지속적인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자율이 두 달 이상 오르면서 재융자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감소하는 등 약간의 영향을 받고 있다. 하지만 과거 이자율과 비교할 때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전문가들은 현재 이자율 수준이 주택 구입 수요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태프트 이코노미스트는 “이자율이 주택 구입 수요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이자율은 내년까지 3.5%~4%대의 낮은 수준에서 머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주택 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 요인은 이자율이 아닌 부족한 매물이다. 매물 부족으로 인해 주택 가격이 치솟는 지역이 많아 주택 구입 능력을 잃는 바이어들이 늘고 있다.
◇ 올해 역시 ‘교외로, 교외로’
코로나 팬데믹에 의해 촉발된 교외 이사 수요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주택 시장에 나타난 트렌드 중 하나가 바로 도시에서 교외로 이사하는 주민이 늘었다는 것이다. 인구 밀도가 높아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도시를 탈출해 교외 지역에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올해 말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뱅크레잇닷컴이 ‘연방 우정국’(USPS)의 주소 변경 신청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교외 이주 현상이 전국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났다. 재택근무자가 늘고 큰 집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와 맞물려 교외 지역 주택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노태프트 이코노미스트는 “도시의 다가구 형태의 주택을 처분하고 교외 지역 단독 주택을 구입하려는 바이어가 이미 급증하는 추세로 올 한해 주택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몸 사리는 대출 은행, 모기지 대출 장벽 높아져
올해 주택 구입을 앞둔 바이어는 모기지 대출 조건 강화를 대비해야 할 전망이다. 최근 대출 조건 상향 조정에 나서는 은행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모기지 은행업 협회’(MBA)에 따르면 최근 ‘모기지 신용 가용도’(Mortgage Credit Availability)가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모기지 신용 가용도가 떨어졌다는 것은 대출 은행이 ‘아무’에게나 대출을 발급해 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모기지 대출 발급 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로 늘고 있지만 크레딧 점수가 높고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높은 ‘우수’ 대출자를 위주로 모기지 발급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발급된 모기지 대출 중 약 70%는 크레딧 점수 760점 이상의 대출자들에게 발급됐다. 또 지난해 4분기 모기지 대출 승인을 받은 대출자의 크레딧 중간 점수는 약 786점으로 대폭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대출받기가 점점 어려워져 주택 구입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모기지 신용 가용도는 지난해에 무려 약 35%나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가장 크다. 실직자가 증가하면서 대출 은행이 실직 위험이 높은 대출자에게는 대출 발급을 꺼리며 ‘몸 사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또 모기지 유예 프로그램에 대한 부담으로 모기지 신규 발급 시 유예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동의하는 대출자들에게만 대출을 내주는 은행도 늘고 있다.
반면 최근 모기지 이자율 급등에 따른 재융자 수요 감소로 대출 은행 수익이 감소할 경우 대출 조건 완화에 나서는 은행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마이크 프래탠토니 MB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재융자 신청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수요가 많은 첫 주택 구입 대출을 통해 수익을 발생하려는 은행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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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