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SF한인회, 회장 임기 ‘또’ 연장

2021-04-14 (수) 캐서린 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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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회측, 팬데믹 상황에 선거 위험 주장

▶ 2차례 자체 연장...‘안좋은 선례’ 우려

SF한인회가 곽정연 회장 임기를 6개월 더 연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SF한인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9일 SF한인회관에서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곽정연 회장(31대) 임기를 6개월 더 연장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한인회측에 따르면 김관희 선거관리위원장이 현 보건위기 상황을 고려해 연장안을 제안했으며, 9일 이사회 임원 13명(4명 위임) 중 9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1명과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곽정연 회장 임기가 6개월 더 연장됐다.

SF한인회측은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에 기반해 현 상황에서 선거를 실시하는 것은 위험을 감수하는 일일뿐 아니라 감염자가 발생하면 보건수칙 위반으로 입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부득이하게 선거를 미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SF한인회 문화회관 증개축을 위해 김진덕정경식재단으로부터 100만달러를 약정받는 등 의욕적으로 기금을 모금하고, 회관 건축 자금을 재외동포재단, 캘리포니아 및 SF시 주요 비영리단체 등에 요청하는 현 시점에서 회장이 교체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이라 해도 정관에 명시되지 않은 임기 연장을 2차례나 시행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SF한인회는 지난해 10월 긴급 이사회를 열고 지난 12월에 끝나는 곽정연 회장 임기를 한차례 연장한 바 있다. 코로나19 감염이 심각한 탓에 직접 선거가 불가능하다는 이유였다.

김상언 전 SF한인회장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줄고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있다”며 “대통령 선거까지 시행된 시점에 한인회 선거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인회는 동포들의 의견을 수렴해 운영되는 단체인데, 2차례나 임의로 임기를 연장하는 것은 동포들의 선택권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재봉 전 SF한인회장은 이번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런 식의 자체적 임기 연장이 계속되면 향후 선출될 회장단과 더불어 타지역 한인회에 안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그는 “SF한인회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고, 북가주 한인사회의 주축이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2차로 연장한 임기가 정확히 언제까지인지, 32대 회장선거는 언제 시행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곽정연 회장은 “32대 회장선거는 오는 11월에 시행할 것”이라며 선거 연기는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팬데믹 와중에도 지난해 12월 LA한인회장 선거가 진행됐고, 경선이 무산되면서 제임스 안 회장이 무투표로 당선된 바 있다.

지난 9일 긴급이사회에는 박병호 이사장을 비롯해 곽정연 회장, 그린 장 부회장, 김관희 선관위원장, 고영웅, 문덕영, 박경수, 전일현, 계광자 이사가 참석했으며, 이창용, 김풍진, 임마리, 김완회 이사가 위임했다.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그린 장 부회장은 “1차 임기 연장 투표 당시에도 총회와 동포사회에 의견을 물은 후 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계획대로 선거를 진행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한편 곽 회장은 최근 김관희 SF한인회 이사를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추대했으며, 선관위원에 박병호 SF한인회 이사장과 고영웅, 이석찬, 강승구, 전일현씨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캐서린 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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