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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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아나에 한인 주부, “도와주세요” 하와이 원주민들에게 외지인 증오 범죄 표적

2021-04-1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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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 주세요,!!! 하와이 원주민들이 '아시안들과 하울리들은 너희 집으로 돌아가라'며 매일 밤 우리 가정을 위협하고 있어요... 집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이들과 대치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미 전역에 아시안 증오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즘 아시안이 많이 거주하는 하와이는 비교적 증오범죄 발생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던 중 하와이 원주민들로부터 증오범죄 타겟이 되고 있는 한인계 가정 주부의 절박한 전화 한 통은 하와이판 인종증오 범죄 유형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한다.

백인계 남편과 결혼해 와이키키 지역에서 20여년 단란한 가정을 꾸렸던 크리스틴씨는 그동안 꿈꿔 오던 전원생활의 꿈을 이루기 위해 4개월 전 와이아나에 지역 비교적 큰 부지의 주택으로 이사했다.


카피올라니 커뮤니티칼리지에서 원예수업도 수강하며 나름 꼼꼼하게 준비했던 은퇴 후 시골에서의 전원생활의 꿈은 미처 망고 열매가 열리기도 전에 이웃 하와이 원주민들의 노골적인 인종 증오감 표출로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지난 11월 초 이사 한지 얼마되지 않아 태양열 에너지 설치 장비들이 도난 당하고 밤마다 원주민 이웃들의 고성방가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그때 뿐, 이웃들의 노골적인 인종증오 발언은 그 수위가 높아지며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

12일 오전 본보에 전화를 건 크리스틴씨는 "남편과 딸 아이 그리고 저 3식구가 완전 섬에 고립된 채 공포에 떨고 있다"며 "하와이 원주민들의 외부인들에 대한 적개심을 오롯이 우리 가족에게 향하고 있는 것 같아 두렵고 경찰도 전혀 도움이 되고 있지 않아 남편이 총기도 구입하고 집을 팔고 와이키키 지역으로 다시 나가려고 하는데 그동안 이곳에서 우리 가족의 안전이 너무 불안하다"며 도움을 호소한다.

크리스틴씨의 호소는 미 본토의 백인 vs 유색 인종으로 인식되고 있는 인종증오 범죄가 하와이에서는 원주민 vs 외지인으로 변형 되어 나타나고 있음을 알게한다.

그동안 하와이에서는 증오범죄 보다는 소수민족 노약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절도 범죄가 늘고 있다는데 주목하고 이에대한 경각심을 높여 왔었다.

그러나 코로나 19이후 경제적 역차별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하와이 원주민들의 분노가 하와이판 인종증오 범죄의 새로운 유형으로 표출될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한편 한인회는 크리스틴씨의 제보와 관련 원주민들의 외지인들에 대한 혐오 범죄 역시 최근 증가추세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인회가 주축이 되어 중국, 필리핀 커뮤니티와 연대해 하와이내 인종혐오 범죄에 대처해 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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