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지펀드 ‘아케고스’ 한국계 빌 황 대표
▶ 목사 아버지 둔 독실한 기독교 가정서 성장, 기독교 학교 단체에 거액 기부 활동 이력도
지난달 26일 뉴욕 증시에는 월요일 개장과 함께 비상이 걸렸다. 근래 보기 드문 대규모 매도세가 나타나면서 잘나가던 증시가 일시 급락세로 반전했기 때문이다. 이날 하루에만 약 19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블록딜’이 발생하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다. 블록딜은 대규모 주식을 장외에서 서로 협정한 금액으로 매매하는 거래를 뜻하는데 이날 엄청난 양의 주식이 헐값에 매매된 것이 문제였다.
전례 없는 대량 매도에 대형 금융사들이 천문학적인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사태의 심각성을 우려한 ‘증권 거래 위원회’(SEC)는 긴급회의까지 소집하기에 이르렀다. 월가 금융사들의 대규모 손실 사태의 배경이 한국계 빌 황(57·한국명 황성국) 대표가 운영하는 헤지펀드 ‘아케고스’(Archegos) 캐피털매니지먼트로 알려지면서 황 대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현재 여러 언론이 황 대표의 개인 이력에 대한 기사를 앞다퉈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언론은 그가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배경과 그동안 펼쳐온 기부 행적에 대해 소개했다.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황 대표가 2018년 출연한 ‘그룹 성경 읽기’ 홍보 인터뷰 영상을 인용해 황 대표는 독실한 기독교인이라고 소개했다.
인터뷰에서 황 대표는 아버지가 목사이고 어머니는 멕시코 선교사로 목사인 아버지로부터 기독교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황 대표는 “자신의 직업인 투자는 하나님의 소명”이라며 “자신의 회사가 인도주의에 기여하는 회사를 지원하는 것을 하나님께 사랑하신다고 믿는다”라고 기독교적 직업의식을 밝히기도 했다.
기독교 매체 크리스천 포스트에 따르면 황 대표는 지난 2006년 부인과 함께 기부 재단 ‘그레이스 앤 머시 파운데이션’(Grace and Mercy Foundation)을 설립, 여러 기독교 단체와 학교, 교회 등에 대규모 기부 활동을 펼쳐왔다.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황 대표가 그동안 기독교 단체에 기부한 금액은 모두 약 5억 9,100만 달러에 달한다.
황 대표가 이사로 재직 중인 풀러 신학교의 경우 약 1,400만 달러의 기부금을 후원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워싱턴 D.C. 소재 성경 박물관도 황 대표로부터 약 240만 달러의 후원 혜택을 받았다. 이 밖에도 팀 켈러 목사의 메가 처치 리디머 장로교회, 브루클린 태버내클 메가처치, 기독교계 예술 학교 킹스 칼리지 등의 교회와 학교에도 황 대표의 후원금이 흘러들어갔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이민한 황 대표는 UCLA를 졸업하고 카네기 멜런 대학에서 MBA를 취득했다. 한국계 증권회사에서 일하기도 했던 황 대표는 2000년대 대표적인 헤지펀드 타이거 펀드의 줄리언 로버트슨의 눈에 들어 이후 월가에서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12년 홍콩 증시에서 내부 거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약 6,000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벌금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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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