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안 비하·욕설 남성 한인여성이 맞서 항의, 현장 촬영해 여론 호소
■ 끊이지 않는 아시안 증오범죄
급증하는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 여파 속에 80대 한인 할머니가 공병을 줍다‘묻지마 폭행’을 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또 LA 국제공항(LAX)에서도 백인 남성이 아시아계 우버 운전기사에서 인종차별적 욕설을 하는 등 증오행위가 한인 여성의 적극 고발로 드러나 논란이 되는 등 아시아계를 향한 차별 및 증오범죄의 쓰나미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ABC 방송에 따르면 지난 9일 뉴욕주 웨체스터카운티의 와잇플레인 몰에서 한인 낸시 도(83)씨가 용돈벌이를 위해 공병과 빈 캔 등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한 괴한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도씨는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한 괴한이 뒤에서 나타나 아무 이유도 없이 나의 목을 젖히고 얼굴에 침을 뱉은 후 코와 눈 부위를 가격해 충격을 못 이겨 바닥에 쓰러졌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폭행을 당한 도씨는 그대로 넘어져 땅바닥에 머리를 부딪히면서 의식을 잃었다. 도씨는 “머리에서 피가 많이 났다. 마치 펌프로 물을 퍼내듯이 피가 솟구쳐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행히도 주변에 있던 사람이 도씨를 도우면서 큰 화는 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딸 린다 도씨는 “머리에서 피가 나고 코와 눈 주위에 타박상을 입는 부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가 처음에는 치료비가 걱정돼 병원에 가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던 것으로 안다”
화이트플레인스 경찰은 이후 지난 11일 노숙자인 글렌모어 넴버드(40)를 용의자로 체포했고, 그가 앞서 최소 4차례 경찰에 붙잡힌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대 징역 7년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폭행을 당한 도씨는 “치료비 부담으로 병원에 갈 수는 없었다”면서도 용의자의 선처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지난주에서도 한 백인 남성이 아시안 우버 운전사에게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내뱉은 사건이 발생했다고 LA타임스가 보도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9일 LAX 공항에서 필리핀계 운전사 래프 데이빗은 보조석에 탑승하려는 승객에게 코로나19 안전지침에 따라 뒷좌석에 탈 것을 권했다. 그러자 탑승객 카일 해링턴은 운전자에게 아시안을 비하하는 욕설과 함께 소리를 지르고 그를 불법체류자로 지칭하는 등 인종차별 난동을 부렸다.
이번 사건은 당시 인근에 서있던 스텔라 황씨가 해링턴에게 다가가 함께 맞서며 이를 촬영해 공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스텔라 황씨는 LA타임스에 “가장 실망스러운 점은 사건 당시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저 말고 그 누구도 운전사를 돕기 위해 나서지 않았다”고 개탄했다.
우버 측은 10일 성명을 통해 “우버는 어떤 형태의 인종차별이나 증오를 용납하지 않는다”면서 운전사에게 폭언을 날린 해링턴과 그의 아들 우버 계정의 사용을 금지시켰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미 전역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급증하고 있는데 최근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버나디노 증오극단주의연구센터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 전역 16개 주요 도시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증오범죄가 전년 대비 149%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