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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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타운, 한인업소 살리자

2021-02-19 (금) 조환동 부국장·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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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최악의 코로나 팬데믹이 우리 모두를 덮친 지도 이제 1년이 넘었다. 그래도 시간이 약이라고 지난해 연말만 해도 끝이 보이지 않아 보였던 확진자와 입원환자 수가 남가주를 비롯, 전국적으로 빠르게 줄고 있다. 앞으로 백신 접종 비율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것과 비례해 확진자는 더욱 줄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17일 대국민 타운홀 미팅에서 7월말까지 전 국민에 대한 백신을 광범위하게 실시하면 늦어도 크리스마스에는 국민들이 정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코로나 팬데믹이 진정되면서 남가주와 가주에서 경제 봉쇄령이 추가 완화될 것이 확실시된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이르면 다음 주나 다다음주에 LA와 오렌지카운티를 비롯, 가주 지역 다수 카운티의 경제 봉쇄령 추가 완화 조치를 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장 높은 1단계 경제 봉쇄령을 유지하고 있는 LA 카운티의 경우 2단계로 완화되면 거의 11개월 만에 실내 식사영업이 가능해지고 미용실과 네일살롱 등도 실내 영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3월 이후 실내영업이 금지되고 있는 헬스장과 극장 등도 인원 제한 조건으로 문을 열수 있게 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방역수칙은 확실시 지키면서 동시에 한인 경제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는 한인 커뮤니티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본보도 ‘한인 비즈니스 살리자’ 특별기획 캠페인을 시작했다.

우리 주위를 살펴보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오늘도 힘겨운 생존싸움을 벌이고 있는 한인 업소들이 너무도 많다. 기자가 아는 한 식당사장 지인은 거의 10만달러를 들여 주차장을 대대적인 야외 패티오 공간으로 리모델링했지만 오랜 기간 패티오 영업까지 금지되면서 막심한 매출 피해를 받았다. 그러나 패티오 영업이 재개되고 조만간 실내영업까지 허용되면 회생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식당 사장은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패티오에 이렇게까지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영업이 정상화되면 실내와 패티오 영업이 시너지를 이루면서 코로나 이전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나타냈다.

기자의 단골 미용실은 남편이 미용사로, 아내가 보조 역할을 하면서 타운에서 20년간 영업하고 있다. 기자도 이 미용실만 거의 20년을 다녔는데 한 때 젊었던 이들 부부도 지금은 중년 이지만 최선을 다하면서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미용 업계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업종이다. 남편 미용사는 “미국에 이민 와서 이렇게 힘든 적이 없었다. 가족이 다 길가로 내몰리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렇지만 많은 단골 고객들이 주위 분들까지 데려와주고 힘을 보태주시며 따듯한 격려의 말씀을 해주실 때 반드시 이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다짐을 새로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한인 건물주들은 힘든 테넌트의 렌트를 일부 삭감하거나 유예해주면서 상생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직접 실천하기도 했다.

우리 한민족은 어려울수록 더 똘똘 뭉쳐 단결하면서 국난을 이겨낸 저력과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 가깝게는 IMF 사태 때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었던 금 모으기를 통해 국가적인 위기극복에 기여했으며 엄청난 희생을 치렀던 독립운동을 통해 나라를 되찾았다.

한인 업주들 모두 우리의 가족형제, 친인척이고 이웃이며 같은 민족이다. 이들이 지금까지 버텨온 노력에 대해 존경과 감사를 표하면서 이제는 우리 한인사회가 ‘답례’할 차례다. 왜냐하면 우리 한인 상권은 반드시 지키고 더욱 발전시켜야하는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한인 커뮤니티가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주류 사회로부터도 가장 영향력 있는 아시안 커뮤니티로 인정을 받고 있는 데는 이민 1세들의 헌신을 바탕으로 능력 있는 1.5세와 2세들의 부상, 상권과 은행권의 조합을 통한 커뮤니티 상권이라는 쌍두마차가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 모두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펴고 서서히 일상으로 되돌아가 보자. 물론 방역 안전수칙은 준수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동안 가지 못했다면 한인 식당과 업소, 한인 샤핑몰을 방문, 편안한 한국어 서비스를 받으면서 주류 상가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하고 품질 좋은 물건과 서비스를 경험해보자.

<조환동 부국장·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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