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문 닫는 교회’ 코로나뿐만 아니라 내부 요인과 겹쳐

2021-02-16 (화) 준 최 객원 기자
크게 작게

▶ ‘젊은 교인’ 감소·잦은 목사 교체·내부 분열 등 원인

▶ 어렵지만 온라인 예배로 빠르게 전환한 교회는 생존

‘문 닫는 교회’ 코로나뿐만 아니라 내부 요인과 겹쳐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내부 요인과 코로나 영향이 겹쳐 문을 닫은 교회가 적지 않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계없음. [로이터]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는 동안 수많은 비즈니스가 문을 닫았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교회 예배가 비필수 활동으로 구분되며 강제로 문을 닫은 교회가 수도 없이 많다. 온라인 예배 형태로 빠르게 전환한 교회는 어렵지만 그나마 교회를 운영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변화를 미처 대처하지 못한 많은 교회가 안타깝게도 영구 폐쇄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표면적으로는 코로나 팬데믹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교회 내부적인 요인도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교회 관련 정보 제공 기관 ‘교회가 답한다’(www.churchanswers.com)가 코로나로 문을 닫은 교회들의 공통점을 조사했다.

▲ 교인 나이가 많은 교회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문을 닫은 교회의 교인 중간 연령은 76세의 고령으로 조사됐다. 교인 고령화 현상은 대부분 교회에서 이미 오랜 전부터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젊은 교인을 수혈받지 못한 교회들이 팬데믹으로 인한 전례 없는 변화에 매우 취약함을 그대로 나타냈다.


▲ 내부 분열이 있던 교회

분열이 잦은 교회는 오래 지속되기 힘들다. 교회가 분열을 극복하지 못해 쪼개지는 경우를 수없이 봐왔다. 교회 내 분열이 있을 때마다 출석 교인 수는 감소한다. 전도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분열이 있는 교회에 새 교인이 나오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코로나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은 교회 중 평소 분열이 잦은 교회가 많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분열 교회 교인들이 느끼는 피로감이 더욱 커져 출석률 감소로 이어졌다.

▲ 건물 관리 소홀한 교회

평소 건물 관리에 미흡한 교회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문을 많이 닫았다. 한 교회는 냉난방 시설 수리를 위한 업체 선정을 놓고 수년 전부터 갈등을 빚다가 결국 문을 닫을 때까지 수리를 하지 못했다. 건물 관리를 위한 기금 사용을 뒷전으로 미루다가 문을 닫게 된 교회도 많았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교회가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가파른 헌금 감소다. 유틸리티 비용 납부에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교회도 많다. 평소 필요한 건물 관리를 제때 하지 못한 교회는 예배가 재개돼도 교인을 맞이하기 힘들다.

▲ 목사 교체가 잦은 교회

문을 닫은 교회 중에는 목사 교체가 잦은 교회가 많았다. 자진 사임을 강요하거나 일부는 정기적으로 목사를 사임시키기도 했는데 2~4년마다 이런 일이 벌어졌다. 이 같은 교회의 특징은 교회 내 권력 집단이 목사 교체를 주도했다는 것이다. 눈 밖에 난 목사는 꼬투리를 잡아 어떻게 해서든 교체됐다. 이들 교회 중 불행히도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신임 목사를 구하지 못해 문을 닫게 된 교회들이 대다수다.


▲ 신생 교회

코로나 팬데믹 전후로 설립된 교회들도 피해를 많이 입었다. 교인이나 헌금 기부자들이 많지 않아 코로나 위기를 이겨내지 못한 교회들이다. 신생 교회 중에는 일반 건물이나 다른 교회를 임대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건물 임대 연장이 안돼 자의반 타의반으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 지역 변화에 뒤처진 교회

최근 교외 지역으로의 이사가 활발하다. 교외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주택 단지 개발도 늘고 있다. 주민의 연령대나 라이프 스타일이 빠르게 변하는 지역이 많은데 이 같은 흐름을 읽지 못한 교회도 살아남지 못했다.

<준 최 객원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