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그로브 한인타운에 30년 전 설립된 한인 노인들의 친목 단체인 ‘일심 노인 상조회’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건실한 모임이었다. 한인 타운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출발한 이 상조회는 지난 2008년 타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단독 주택을 매입해 페이먼트 없는 자체 회관을 마련할 정도이었다.
회원이 사망하면 1인당 20달러를 거두어 유족에게 9,000달러 일시불로 지불해온 일심 상조회는 가입 회원이 4-500명 수준을 유지해온 몇 년 전 까지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사망한 회원 가족에게 약정한 금액을 지불해왔다.
이 상조회는 매달 회원들이 정기적으로 대형 식당에 모여 회식하면서 친목을 도모할 정도로 운영이 잘되어 모임 때마다 연회실을 꽉 메웠다. 회관에는 여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온 시니어들의 발길이 잦았다.
이같이 건실했던 이 상조회가 삐끗거린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9년부터이다. 그 당시 LA에 있던 대형 상조회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불똥이 튄 것이다. 상조회 가입을 고려했던 노인들은 이 소식을 접하고 ‘깨지면 어떻게 하나’라는 불안감으로 가입을 꺼렸다.
가뜩이나 설립된 지 오래되어 사망하는 회원은 증가한 반면 신규 회원은 감소 추세를 보여온 이 상조회는 설상가상으로 ‘불안한 상조회’ 소식으로 인해서 ‘회원 관리와 모집’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19년 중순경, 이 상조회 한 관계자가 본보를 찾아와 ‘상조회에 문제가 발생했다’라고 주장해 당시 운영진에게 사실 확인을 했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고 음해성’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그러나 그 이후 몇 개월도 채 되지 않아 이 상조회는 정기 미팅에서 재정적인 어려움에 따른 운영 중단 문제를 정식으로 거론했다. 운영을 중단하자는 의견과 계속해서 끌고 가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 대다수의 회원이 ‘유지’를 택했다.
그 당시에 벌써 상조회 재정에 심한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운영 중단 사태가 발생한 후 타운 한인 중에는 ‘그럴 줄 알았다’, ‘올 것이 왔다’라는 반응을 보인 사람들도 제법 있었다.
‘상조회 유지’를 결정한 후 이 상조회 임원들은 가주 정부에 복지센터 개설, 성인 데이케어, 장례 보험, 상업용 건물 투자자 등과 접촉도하고 다른 노인 상조회와 합병하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나마 마켓 가격으로 65-70만 달러에 달하는 회관 건물을 담보로 잡고 25만 달러의 은행 융자를 내어서 이 상조회는 1년여 동안 근근이 버티어 왔지만 작년에 코로나 19 상황으로 인해 상황이 더욱 악화되어 손을 들게 되었다. 신규 회원 가입은 거의 없는 반면 코로나로 인해서 회원 사망자가 예년에 비해서 급증해 지출은 늘고 수입은 감소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은 것이다.
30년 된 일심 상조회가 이같이 운영 중단이라는 사태에 이르기까지 ‘회원 감소’와 ‘코로나 19로 인한 사망자 증가’라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이 상조회 운영진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향후 상조회 측은 회관 건물을 매각해서 남는 돈을 불입금 금액에 따라서 돈을 분배할 것이라고 한다. 30년 동안 상조회에 가입해온 시니어들은 불입한 금액 전액을 되찾기는 힘든 상황이다. 한 피해자 가족은 그동안 상조회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이 피해자는 불입한 돈(30년가량) 중에서 자기 계산으로는 1,000달러도 못 찾아갈지도 모른다고 황당해 했다.
이번에 금전적 피해를 보는 회원들은 그나마 회관을 처분한 후 되돌려줄 돈을 기다리고 있다. 운영진들은 이 돈이 그동안 상조비를 불입한 회원들에게 잘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일에 또 다른 문제가 생기면 회원들이 2차 피해를 입는 것이다. 이 문제가 잘 마무리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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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기 OC지국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