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턴 공원에 설치된 동상 철거돼…워싱턴DC에 있는 원본도 논란
올해 흑인 인권운동인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시위가 미국 전역을 휩쓴 가운데 보스턴에 141년간 설치돼 있던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동상이 철거됐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노예에서 해방된 한 흑인의 형상과 함께 서 있는 링컨 전 대통령의 모습을 담아 보스턴의 한 공원에 설치된 동상이 29일 철거됐다.
이 동상은 노예 해방을 선언한 링컨 전 대통령의 암살 11주기인 1876년 흑인의 후원을 받아 백인 예술가인 토머스 볼이 제작해 워싱턴DC에 설치한 데서 비롯됐다. 3년 후인 1879년 볼의 고향이 보스턴이라는 점 때문에 이곳에 복제 동상이 설치된 것이다.
보스턴시가 이 동상을 철거하기로 한 것은 동상의 형상 때문이다.
한 손에 노예해방선언 사본을 들고 서 있는 링컨 앞에 해방된 노예가 웃옷을 입지 않은 채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일부는 이 남성이 족쇄를 풀고 자유를 위해 일어서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지만, 링컨에게 간청하는 모습처럼 여겨진다는 반론도 많았다.
더욱이 이 동상에 등장한 흑인인 아처 알렉산더는 링컨의 해방선언이 아니라 그 이전에 자력으로 속박에서 벗어나 노예해방을 주장한 북부군을 도운 인물이라는 논란도 철거 주장에 힘을 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