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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관 앞 주차 안전시설 시급

2020-12-25 (금) 문태기 OC지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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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카운티 한인회 사무국에 근무하고 있는 김영옥 씨는 지난 11월 16일 아침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지인 2명과 함께 회관 내 카페에서 차를 마신 후 집무를 보기 위해 사무실로 돌아와 앉자 마자 SUV 차량이 유리창을 깨고 덮친 사고가 발생한 날이기 때문이다.

김 씨는 다행히 몇 초 차이로 화를 면했지만 그 곳에 있던 2명의 한인들은 부상을 입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로 그녀는 그 자리에 있었으면 중상을 입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찔했다고 한다. 이 중에서 한 명은 중상을 입고 UC 어바인 병원에서 몇 차례 걸쳐 수술을 받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운전자는 87세 고령의 한인 노인으로 회관 옆에 있는 닥터 오피스에 예약한 부인을 데려다 주기 위해 왔다가 주차 중 브레이크 대신에 액셀레이터를 잘 못 밟아 사고를 일으켰다. 그는 당시 너무나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한인회 한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 운전자는 그 충격으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대형 교통 안전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 문제가 수면 위로 불거졌지만 한인회관 앞 파킹랏에는 언제든지 교통 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한번은 터질 것이 터졌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이 곳에 장애인 전용 주차 공간이 3개나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 (한인회나 노인회를 방문하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 운전자들의 편리를 위한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그 만큼 일반적인 운전이나 주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니어들이 자주 주차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대형 사고를 일으킨 운전자도 회관 앞 장애인 주차장에 파킹 하려던 중이었다.

이 주차 공간은 또 건물 입구와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서 방문객들이 선호하는 ‘스팟’으로 거의 항상 차가 주차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매주 금요일 한인회관에서 영사 업무를 보는 날에는 운이 좋아야 이 자리를 차지 할 수 있을 정도로 교통량이 많다. 노인회에서 푸드 뱅크 음식과 마스크 등 구호물품을 배부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이 몰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한인들에 따르면 이 주위에 노인 운전자들이 액셀레이터를 잘 못 밟아 다른 차의 뒤를 박는 사고들이 가끔 일어났다고 한다. 노인 운전자 끼리의 접촉 사고도 종종 발생해왔다.

이번과 같은 교통 안전 사고가 비교적 한인이 적은 아침 시간이 아니라 점심때 또는 행사가 열리는 날에 발생했다면 더 많은 사람이 부상을 입었을지 모른다. 영사 업무가 열리는 날에 사고가 일어났다면 인명 피해는 막심했을 것이다.

현재 한인회 측은 회관 건물 보험으로 사고로 부서진 대형 유리창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보험 규정에 따라서 원래 있었던 상태로 외벽의 복원은 가능하지만 유리창 대신에 충격에도 견딜 수 있는 콘크리트 벽으로 바꿀 수는 없다.

이에 한인회 측은 유리창 보수 공사가 끝난 후 가든그로브 시와 이 몰 파킹랏을 관리하는 회사와 주차장 앞에 강철로 만든 ‘안전 바’ 또는 철망을 세우는 안전 문제에 대해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요즈음은 코로나 19로 인해서 평상시에 비해서는 이 몰을 찾는 한인 샤핑객 또는 방문객들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꾸준히 시니어들이 몰을 방문하고 있다. 새해 코로나 위세가 잠잠해지면 회관을 찾는 한인들이 늘어나고 교통량이 늘어날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한인회관 앞 주차장에 안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

OC 한인회는 코로나 19로 인해서 모든 것이 마비되어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겠지만 교통 안전 사고로 한인 부상을 입는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처를 취하는 것이 해결해야 할 급선무이다.

<문태기 OC지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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