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당 서빙 로봇 개발의 선두주자, 구글 엔지니어에서 창업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 자율주행 기반으로 기능 확장에 주문 쏟아져, 선주문 1만대∙∙∙SV 에본사∙한국에 생산공장
베어로보틱스의 존 하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 텍사스 대학 오스틴 캠퍼스에서 역시 컴퓨터 공학 석박사 과정을 마친 뒤 인텔을 거쳐 구글에 근무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으로 투자차 부업으로 식당 업계에 뛰어든 식당 경험이 로봇 개발 회사의 창업 밑거름이 되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만나지도, 만지지도 않는다'는 이른바 '언택트(untact)'가 일상화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기술 산업이 부상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신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공지능 로봇의 활약이 그 주인공인데 특히 식당 분야에서의 로봇 기능이 확장되고 있다.
인공지능 식당 로봇을 개발 생산하고 있는 자율주행 기반 서빙 로봇 개발사인 베어로보틱스의 존 하(한국명 하정우) 대표는 “식당 및 조립 공장 분야에서의 로봇 도입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인공지능과 센서 기술이 결합하면서 로봇 기술의 성능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베어로보틱스는 현재 실리콘밸리 레드우드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달라스에 지사, 한국에 생산 공장을 준비했다.
이런 시장 확장성에 힘입어 소프트뱅크, 롯데엑셀러레이터, DSC인베스트먼트, 라인, 스마일게이트 등 투자사로부터 3,500만불의 금액을 투자를 받는다.
유망 기술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의미인데 현재 200대의 로봇을 생산해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지만 벌써 선주문만 1만대를 받는 등 업계의 관심이 남다르다는 소식이다.
베어로보틱스의 서빙 로봇인 ‘서비’는 식당내 고객들의 신발이나 다리 등도 즉각 인식해서 피해 가는 인공 지능이 장착되어 있다.
하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 텍사스 대학 오스틴 캠퍼스에서 역시 컴퓨터 공학 석박사 과정을 마친 뒤 인텔을 거쳐 구글에 입사한다.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하면서 투자차 부업으로 식당 업계에 뛰어든 그는 순두부 식당을 오픈해 다양한 경험을 갖게 된다.
2년간의 식당 주인으로서의 경험은 서빙 로봇 개발의 필요성과 시장 확장성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는 존 하 대표.
“구글을 다니면서 함께 식당을 운영하게 되었어요,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어려움을 느꼈죠. 주변에서 식당 일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는데 정말 힘들더라구요.”
하 대표가 식당을 운영하면서 가장 크게 힘들었던 부분은 종업원 운영이었다.
전체 매출에 종업원에 지불되는 임금 및 상해보험 등의 지출이 상당수 되었고 이직이 심한 직종이라 종업원이 그만두게 되면 육체적인 것도 그렇지만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종업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까.”
엔지니어 입장에서 이를 분석한 그는 결국 작은 소규모의 식당도 자동화의 필요성을 실감하면서 로봇 자동화로 비용과 인력의 부담을 줄일 수 있겠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렇게해서 베어로보틱스는 레드우드에서 2017년에 설립된다.
그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서 과감히 회사도 그만두었다. 운 좋게도 인공지능 로봇을 함께 개발할 수 있는 동료도 만났고 엔지니어들, 영업을 담당할 동료까지 합류하면서 사업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시드머니 투자 금액으로 탄생한 것이 서빙 로봇인 ‘페니봇’. 지금은 ‘서비(Servi)’로 이름을 바꿨다.
하 대표는 서빙 로봇이 확산되면 일자리가 그만큼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로봇은 인간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보완하는 존재”라며 “식당 직원들의 일손을 덜어내 직원들의 서비스 품질을 더 높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실제 서빙로봇을 도입한 미국 식당의 직원들 팁이 올라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글로벌 푸드 서비스 기업 컴패스(Compass)에 서빙 로봇을 공급하고 있는 베어로보틱스는 미국에서는 Amici’s, 한국은 롯데리아, TGI프라이데이스, 엔제리너스 등이 주요 고객이다.
“서빙로봇의 기술도 발전 속도도 꽤 빠릅니다. 자율주행 기술로 가는 서빙 로봇 특성상 식당의 다양한 장애물을 피해서 테이블까지 안전하게 음식을 전달해야 하는데 베어로보틱스의 서빙 로봇은 고객들의 신발이나 다리 등도 즉각 인식해서 피해 가는 수준이죠”
베어로보틱스는 최저 임금이 높아 인건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인 미국이나 유럽의 나라들, 호주 등이 자신들이 진입하기 적합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
우선 세계 요식 사업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시장이 주 타깃이다. 그중에서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실리콘밸리 부근 식당부터 차근차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임금이 오르고 있는 한국 시장도 관심이 많으며, 여러 한국 업체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귀띔했다.
베어로보틱스의 사업 모델은 서빙 로봇 렌탈 방식이다.
식당 주인이 사용하는 만큼 비용을 내는데 점심시간을 비롯해 붐비는 3시간 동안 사용하겠다면 3시간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인공지능 서빙 로봇을 접한 음식점 사장과 손님들의 반응은 좋았다. 음식점 사장들은 인공지능 서빙 로봇으로 인건비 절약은 물론이고 홍보 효과도 만만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이제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기에 이르렀고, 대부분 분야에서는 근로자를 도와 생산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협동 로봇이 활약 중이죠.”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310억 달러에서 2024년 122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비스 로봇은 배송ㆍ물류 로봇, 의료 로봇, 매장이나 공항, 건물 로비, 식당 등에서 접하는 안내ㆍ홍보(PR) 로봇이 대표적이다.
AS나 제품 구매 문의 등도 직접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대신 '챗봇'으로 불리는 로봇이 대신하고 있다.
콜센터 직원들의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는 등 인접 근무가 전염병에 취약하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이 같은 추세는 더 확산될 전망이다. 사람보다 로봇이 안전하다는 개념이 코로나19로 인해 자리잡은 셈이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기업들의 '로봇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위험하거나 반복적인 업무는 로봇이 맡고, 사람은 더 가치 있는 업무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존 하 대표.
하 대표는 "베어로보틱스의 기술력과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그룹의 노하우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시너지 창출로 더 많은 고객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라며 "자체 개발한 로봇 ‘서비’를 통해 전 세계 레스토랑 종사자들과 함께 하는 회사 설립 이념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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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기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