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자년 쥐띠해를 희망과 기대로 맞이한 것이 엊그제 같은 데 벌써 올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연초부터 남녀노소, 인종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지금이 끝이 아니고 아직 최악에 이르지 않았다는 최근의 CNN 보도는 가히 충격적이다. 미국에서 현재 29만여명이 코로나19로 이미 사망한 상태에서 지난 4일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내년 4월1일까지 53만8,893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워싱턴대 의대 보건계량연구소 자료를 인용,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수가 50만명을 넘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급진적인 확산으로 지난 3월 수준의 자택대피령이 7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는 먹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를 놓고 눈에 보이지않는 바이러스와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둔 지금부터 일반인에게도 백신예방이 이뤄지는 내년 봄까지는 미국이 자국민의 인명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무너진 경제와 의료 시스템 등을 어떻게 복원시킬지 주목되는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기간 우리가 해야할 일은 일단 건강하게 살아남는 것이다. 그러자면 어떻게 해야할 까?
첫째, 육체적으로 건강해야한다.
내 몸의 건강이 나 혼자만의 문제로 끝난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나 자신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바로 그 순간부터 가족과 동료, 친구에게도 옮겨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타인의 건강을 위해서 먼저 내 건강을 지켜야한다는 사실을 코로나 바이러스는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다.
둘째, 마스크 착용이 습관화 되어야한다.
워싱턴대 의대 보건계량연구소는 미국인이 보편적으로 마스크를 쓸 경우 사망자가 6만6,000명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스크는 내년에 백신이 다 접종되기 전까지 ‘생명줄’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오죽하면 자신이 내년 1월20일 대통령 취임후 100일간만 마스크를 써 줄 것을 전 국민에게 호소하고 있지 않은가?
셋째, 더욱 열심히 손을 씻어야한다.
손씻기는 예방접종과 함께 감염병 예방효과가 가장 뛰어난 방법이다. 연방질병센터(CDC)는 비누와 물로 손을 자주 씻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핵심통로인 눈, 코, 입을 만질 땐 손을 씻고 만져야한다. 물로 씻을 때 반드시 비누를 써야 바이러스 바이러스 박멸 효과가 있다고 한다.
넷째, 정신적으로 건강해야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상생활과 비즈니스가 제한되는 현상이 10개월 가까이 지속되다보니 ‘코로나 블루(우울증)’라는 신조어가 생겼고 이제는 지친 시민들이 타인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코로나 레드’ 현상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대면 접촉이 사실상 억제된 상태에서 비대면 접촉을 하고 자가격리 등의 조처로 ‘창살없는 감옥’에서 생활하는 사례가 늘다보니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현상이다. 우울증을 견디다 못해 자살률까지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간에 6피트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마음까지 멀어지는 것은 곤란하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서로의 건강을 위해 지켜야할 예절을 떠나 이젠 생활수칙이 되었지만 그래도 전화나 이메일, 카톡, 텍스트 메시지 등으로 소통을 하면서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낼 친지들과 더욱 가까워질 필요가 있다.
다섯째, 희망을 잃지 않는다.
희망은 인류가 발전하고 성장해온 원동력과 같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고난과 역경속에서 때론 절망과 좌절을 하기도 했지만 그러면서 인간은 마음속에 희망을 품었기에 지금과 같은 눈부신 성장을 이룩했다. 1세기전 5,000만명이 사망한 스페인 독감을 박멸했듯이 이번에도 코로나 바이러스를 퇴치할 것은 자명하다는 희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 서로 만나 그간 못나눴던 이야기도 실컷 나누고 재미있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때까지 “그저 건강하게 있어주세요”가 연말 인사가 될 것 같다.
<
박흥률 특집기획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