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백신 열망’ 백악관 “사업가 대통령 덕…’트럼프 백신’” 주장

2020-12-02 (수)
작게 크게

▶ 대변인 “엄청난 성과”…英에 화이자 승인 선제 뺏기자 FDA국장 백악관 이틀째 호출

백악관이 당국의 승인을 앞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트럼프 백신'이라고 부르면서 백신 개발의 공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렸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연말까지 4천만 회분의 백신 접종을 준비하는 것을 "엄청난 성과"라고 말하면서 그 업적을 트럼프 대통령의 산업계에서의 배경으로 돌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매커내니는 "사업가를 대통령으로 뒀다. 그것은 트럼프 백신"이라고 했다.


이 언급은 미국에서 27만 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한 가운데 이를 억제할 백신을 해당 당국이 허가하라는 백악관의 열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미국은 백신의 신속한 개발과 보급을 위해 이른바 '워프 스피드 작전'을 통해 일부 제약사에 거액을 지원해왔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우리는 "데이터가 허락하는 한 백신이 가능한 한 빨리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이날 세계 최초로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백신 개발의 공을 스스럼없이 자신에게 돌리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영국에 선수를 빼앗긴 셈이 된 것이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지난달 2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긴급사용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FDA는 오는 10일 승인 여부를 심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스티브 한 FDA 국장을 백악관으로 불러들였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전날에도 메도스 실장은 FDA가 백신 승인을 게을리했는지 따지려 한 국장을 백악관에 호출했다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FDA가 백신 승인을 지체하고 있다고 판단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관리들이 FDA가 미국 백신 승인 기준을 바꾸는 것으로 여기며 한 국장에 대해 불쾌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대선 직후인 지난달 9일 화이자가 90% 예방효과가 있다며 백신 개발 성과를 알리자 정치적인 목적으로 대선 이후에 발표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메도스 실장과 한 국장의 만남에 대해 매커내니 대변인은 "우리는 기록적인 시간 내에 백신으로 미국인의 생명을 구하려 하기 때문에 비서실장이 그와 만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연합뉴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