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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 차이나(Peak China)’의 시대

2020-11-30 (월) 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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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기고만장한 모습이라고 할까. 지난 1년여,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팬데믹 상황에서 중국공산당이 보여 온 행태 말이다.

히말라야산정에서, 남중국해, 대만해협, 홍콩, 그리고 동중국해. 사방을 향해 눈을 흘기고 불장난에, 완력을 과시한다. 그뿐이 아니다. 호주에, 캐나다 길들이기도 모자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에게도 안하무인격으로 모욕을 준다. 이른바 ‘전랑외교’를 통해. 그러면서 이란과의 전략적 유대강화를 통해 중동지역에 교두보 확보에 나선다. 일대일로 전략과 병행해.

한 마디로 거칠 것이 없다. 어떻게 보아야하나.


‘중화인민공화국은 미국에 버금가는, 아니 능가하는 수퍼 파워로 등극했다. 그 자신감의 발로로 인도태평양지역을 휘젓고, 더 나가 국제질서를 중국적 가치에 따라 재편성하려 드는 것이 다.’ 한 편에서 나오는 진단이다. 그러니까 중국시대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는 거다.

‘아니 그 반대다. 중국의 부상은 한계에 다다랐다. 그동안의 팽창세는 멈추었고 이제는 수축되고 있다. 이와 함께 중화제국에의 야망도 흔들리고 있다. 그에 따른 초조감의 발로로 보아야 한다.’ 다른 한 편에서의 진단으로 관련해 새삼 제기되고 있는 것이 ‘피크 차이나(Peak China)론’이다.

어느 쪽 진단이 맞을까. 중국 공산당의 민낯이 드러난 팬데믹 상황에서 그 판단은 후자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 같다. 오만한데다가 극히 공격적인 중국의 행태. 이는 자신감이 아니라 그 반대로 초조감의 발로에 다름 아니라는.

중국의 최대 자원은 인구다. 14억이 넘는 방대한 인구는 언제까지라도 값싼 노동력을 무한히 제공할 것으로 보였다. 그 중국의 인구동향 전선에 그런데 경고 비상등이 켜졌다. ‘피크 차이나론’이 제시되는 첫 째 이유다.

한 세대 이상 ‘한 가정 한 아이 낳기’ 출산억제정책이 강력히 시행된 결과 중국의 인구동향은 여러 가지 기형의 형태로 굳어져 있다. 남성인구 과잉이 18%가 넘는 성 구성비가 그 하나다. 거기다가 근로 연령층 인구는 계속 감소(21세기에 4억여 명이 줄어들 전망)되고 있고 부양 부담이 되는 고령층 인구는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인구동향 전선에서의 이상기류발생은 시한폭탄이 되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경제가 지난 한 세대동안 비약적 성장을 한 것은 사실이다. 이제는 더 이상 아니다. 인건비는 날로 치솟고 있다. 중국기업들 조차 싼 인건비를 찾아 해외로 나갈 정도다. 그런데다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 미국, 더 나가 서방과 중국경제와의 분리, 디커플링(decoupling)현상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상황에서 서방세계는 중국공산당의 민낯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급속히 전개되고 있는 것이 세계의 공급 망 재정비에, 서방기업의 중국탈출러시다.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중국은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브라질, 남아프리카 등이 맞이한 운명을 피할 수만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것.

중국공산당의 통치에 정당성을 부여해온 것은 공산이데올로기가 아니다. 경제발전이다. 그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이는 대대적 사회적 불안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또 다른 불길한 전망을 낳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더욱더 매달리는 것이 일대일로 정책이다. 그러나 팬데믹과 함께 국제사회의 반중정서는 날로 확산되면서 중국공산당이 일대일로와 함께 내건 ‘헬스 실크 로드’니 등의 구호 제창도 시들해지고 있다.

‘날로 확산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반중정서’- 이는 중국의 지정학적 위치도 크게 뒤흔들고 있다. 20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그 중국은 그 모든 나라와 편치 않은 관계에 있다. 심지어 맹방이라는 북한과도. 그런 중국이 사방을 향해 눈을 흘기며 완력을 과시해왔다.

작용은 반작용을 낳는 법. 광범위한 반 중국연합전선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인도에서 호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잇는 쿼드 동맹이 그것이다. 거기에 베트남, 뉴질랜드 등을 포함시키는 쿼드 플러스란 다자안보동맹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인도태평양지역뿐이 아니다. 유럽, 심지어 아프리카 등지에서도 반중정서가 높아가면서 광범위한 연합전선이 구축 되어가고 있는 것이 팬데믹 상황 하에서 굳어져가고 있는 국제적 흐름이다.

여기에 또 하나. 베이징을 궁지로 몰고 있는 것은 중국의 인권탄압 상황에 국제사회가 눈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홍콩사태에도, 티베트사태에도, 심지어 신장성 회교 위구르족 자치구에서 인종청소사태가 벌어져도 국제사회는 사실상 외면을 해왔다.

그 대가를 톡톡히 치루고 있다고 할까. 그 것은 다름 아닌 수많은 사망자를 내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창궐이다.

이 신종 전염병이 발생하자 베이징은 진실은폐에 급급했다. 툭하면 입을 다물게 하는 인권부재의 중국식 대처방안을 들이댔던 것. 그 결과는 전 지구적 재앙이다. 한 세기만의 최악의 팬데믹 상황을 맞아 수많은 생명이 희생됐다. 경제적 피해는 가늠조차 할 수 없다. 당연히 ‘Never Again!’의 소리가 전 지구적으로 높아가고 있는 것이다.

유난히 우쭐대는 중국공산당. 초조감에서 비롯된 필사적인 몸부림이란 지적이 맞는 것 같다.

<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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