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오바마 입주 추정 해변가 저택 논란

2020-11-19 (목)
크게 작게

▶ 해변 환경 파괴 및 특혜 논란 이어져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입주할 것으로 추정되는 와이마날로 해변가 저택 공사가 특혜 논란 속에서도 공사 허가를 받아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해안가 저택 부지 앞의 낡은 방조제(seawall)로, 부지 소유주 마틴 네스빗 비스트리아 최고경영자가 줄곧 강화 공사 허가를 요청해 왔었다.

방조제는 과학자들과 환경 전문가들에 의해 하와이 주 해변 모래톱 상실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오래된 방조제는 그저 닳아서 사라질 뿐 강화 공사는 통상 불허되지만, 11월16일 주 개발기획허가국(DPP)으로부터 방조제 강화 공사가 승인 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저택 입주에 관한 공식적인 발표는 없는 상태이지만, 오바마재단의 회장이기도 한 네스빗 CEO와의 관계를 볼 때 입주가 유력한 것으로 주 정부 관계자들과 주민들은 추정하고 있다.

하와이 주 해변을 지키기 위해 보호 법률이 존재하지만, 법적 허술함을 교묘히 이용하여 개발 허가를 취득하는 사례가 지난 수 십년간 이어져 오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오아후의 해변 중 25%은 이미 유실된 상태이다. 과학자들은 해변가 주택과 콘도, 호텔, 도로를 좀 더 내륙 쪽으로 옮기지 않으면 결국 대부분의 해변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해변 지킴이들과 지역사회 지도자들은 주 정부가 네스빗 CEO에게 방조제를 허물거나 공사 부지를 좀 더 내륙으로 가져가게 하여 해안선을 지켜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모래톱을 보호하고 대중의 접근을 보장하는 내용이 담긴 호놀룰루 시 정부의 해안가 보호법을 인용하여 방조제 강화 공사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방조제 공사 승인 발표와 함께 해안가 보존 계획에 참여할 것을 네스빗 CEO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DPP의 입장은 재산 보호에 무게추를 더 놓은 모양새이다. 11월16일 방조제 강화 승인을 발표하며, 공사 불허는 부동산 소유주에게 곤란을 초래할 뿐더러, 토지의 합리적인 이용 권한을 박탈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허가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른바 곤란 면제(hardship exemptions)를 적용한다는 것인데, 통상 이러한 예외 규정은 현존하는 부동산에 한하여 적용되어 왔다. 방조제 반대측은 아직 공사중인 장소에 예외 규정을 둔 다는 사실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프라이더 재단은 DPP의 결정이 위험한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제기했다.
네스빗 CEO는 지난 2015년 해당 부지를 870만 달러에 매입했다. 또한, 부지를 두 부분으로 나누어 환경 허가가 발생하는 7,500평방 피트 이하로 건축 규모를 조정하여 법망을 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조제 강화 공사에는 320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개수와 더불어 몇몇 구간의 높이가 증가하고, 총 길이 70피트의 보조 방조제도 2개도 추가로 설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열린 공청회에서는 서프라이더 재단과 시에라 클럽이 반대 성명을 제출했다. 하와이 원주민 사회도 방조제가, 리무(limu) 해초가 필요로 하는 담수의 흐름을 막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전했다.

하이디 츠네요시 시 의원은 자연 환경이나 문화 유산 보존보다 사유 재산을 지키기 위해 방조제 강화 승인이 떨어진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아울러, 네스빗 CEO 측이 피해간 환경 허가를 제대로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