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바인 대형산불 한인들 황급히 대피

2020-10-27 (화) 12:00:00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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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마일 샌타애나 강풍, 실버라도·요바린다 불길

▶ 9만여명 강제 대피령

어바인 대형산불 한인들 황급히 대피

26일 발생한 어바인 지역 실버라도 산불이 강하게 타오르면서 주택가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시커면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다. [로이터]

초강력 샌타애나 강풍을 타고 또 다시 대형 산불들이 남가주를 위협하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한인 밀집지인 어바인 인근 샌티아고 캐년과 실버라도 캐년 지역에서 26일 발화한 실버라도 산불이 순식간에 확산하면서 7,000에이커 이상으로 번졌고, 요바린다 지역에서도 블루릿지 산불이 확산됐다. 이로 인해 어바인 지역 주민 7만여 명을 포함 총 9만 여명에 긴급 강제대피령이 내려졌다.

특히 이날 남가주를 덮친 샌타애나 강풍이 최고 시속 70마일로 불어닥치면서 불길이 삽시간에 퍼지고 불똥이 바람이 날리면서 주택들에 옮겨 붙어 일부 주택들이 불에 타는 등 조용한 선호 거주지인 어바인이 대형 산불로 대혼란에 휩싸였다.


소방 당국은 수백명의 소방관들을 동원,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거센 강풍에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고, 2명의 소방관이 중화상을 입었다. 이날 산불로 어바인 및 터스틴 통합교육구는 27일까지 휴교령을 내렸고 UC 어바인도 심한 산불 연기로 인해 캠퍼스 모든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어바인시와 소방 당국은 산불이 급속히 확산되자 이날 오전 9시30분께 산불 지역에 인접한 어바인 오차드 힐스 등 지역에 강제대피령을 발령하고 이어 오후 1시30분께 우드베리, 포톨라 스프링스 지역 주민들에게도 대피령을 내리는 등 어바인시 전역 수만 명의 주민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

이어 산불 현장과 가까운 샌티아고 캐년 로드에서 133번 고속도로까지 241번 고속도로 전구간을 폐쇄하고 우드브리지 고교 등 11군데 긴급 대피소를 마련했다.

특히 이 지역은 새로 개발된 주택단지들이 많아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곳으로, 시온마켓 등 한인 업소들도 많아 이날 어바인 거주 한인들은 갑작스러운 산불과 대피령에 혼비백산하며 대피를 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오처드힐스에 거주하는 한인 유니스 김씨는 “경찰들이 동네를 돌며 대피하라는 소리를 듣고 11시께 대충 짐을 싸서 온라인 수업을 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서둘러 집을 나왔다”며 “스모그가 가득하고 재눈이 내리는 거리에서 막상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디가 안전한지 몰라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날 강제대피령 해당지역은 아니지만 불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어 미리 짐을 싸고 대기했던 일부 어바인 거주 한인들은 대피령을 대비해 호텔 예약은 물론 주택 화재보험까지 알아보며 긴장된 하루를 보냈다.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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