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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한인 기업열전] 올거나이즈 이창수 대표

2020-10-27 (화) 홍민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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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잡한 회사 업무와 고객관리에 최적화

▶ 첫 창업 매각 후 두 번째 창업에 도전, 자연언어 처리 기술을 사업에 접목

[실리콘밸리 한인 기업열전] 올거나이즈 이창수 대표

대기업에 근무하다 창업 전선에 뛰어든 뒤 첫 창업을 성공적으로 매각하고 두 번째로 올거나이즈라는 인공 지능 회사를 창업한 이창수 대표

우리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살고 있다. 아마존의 음성인식 AI 비서인 ‘알렉사(Alexa)’와 구글의 ‘구글 홈(Google Home)’은 생활의 동반자 역할을 할 정도로 AI는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왔다.

AI의 접목 방식은 휴대폰을 비롯해 에어컨, 카메라, 매트리스, 메모리칩, 피아노, TV, 오디오, 심지어 골프 장비에 이르기까지 그 용도가 매우 다양해가고 있음은 좋은 실례다.

인공지능의 테두리 안에 ‘자연 언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이하 NLP)’라는 기술 분야가 있다.


NLP는 인간의 언어인 자연어를 컴퓨터를 이용해 처리하는 기술로 이는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알고리즘을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분석을 통해 학습하며, 학습한 내용을 기반으로 판단이나 예측을 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각종 정보처리에 이용함으로써 더욱 편리하고 빠르게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어 처리 기능을 사업에 접목해 화제가 되고 있는 한인 기업인이 있다.

지난 2017년 실리콘밸리에서 올거나이즈(Allganize)라는 회사를 창업한 이창수 대표.

그는 자연어 처리 기능이 수반된 ‘앨리(Alli.ai)’라는 소프트웨어를 금융이나 보험 회사, 카드 회사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에 제공하는 AI 회사를 운영한다.

“NLP는 컴퓨터와 인간 언어 사이를 연결시켜 주는 기술로 인공지능의 핵심 기능 중 하나죠. 자연어 처리는 단순 정보검색이나 질의응답 시스템 뿐만 아니라 기계로 번역하거나 자동 통역을 하고 문서 작성, 요약 분류, 철자 오류를 찾아내 수정하는 등 언어가 사용되는 많은 영역에서 응용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한인 기업열전] 올거나이즈 이창수 대표

올거나이즈는 미국에 본사, 한국과 일본에 지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올거나이즈의 ‘앨리’는 수백,수천만개의 비정형 문서에서 이런 복잡한 질문에 대한 답을 빠르게 찾아주는 AI.

“회사 안에는 엄청나게 많은 문서가 있죠. 그리고 그 문서 어딘가에는 질문에 대한 답이 있습니다. 복잡한 매뉴얼 수백만 개를 올려놔도 ‘앨리’는 짧은 시간에 이 문서 속에서 답을 찾아줍니다. 해당 회사의 간부나 직원들이 훨씬 편하게 일할 수 있게 해주죠.”

이창수 대표는 카이스트 전산학과 학부와 대학원에서 자연어 처리 과정을 전공한 뒤 SK 텔레콤에서 근무하다 창업에 뛰어들었다.


그의 첫 창업은 모바일 게임 이용자 분석 업체 파이브락스(5 Rocks)로 이 회사는 지난 2014년 미국 모바일 광고 플랫폼 운영사 탭조이에 인수됐다

첫 창업 작품을 성공리에 진행한 것이다.

당시 이 대표를 비롯한 파이브락스 임직원 5인은 탭조이 본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했고 이 대표는 탭조이에서 수석 부사장을 지낸 뒤 2017년 다시 회사를 나와 AI 소프트웨어 업체 올거나이즈를 창업한다.

‘연쇄 창업가’ 수식어가 붙은 이창수 대표는 두 번째 창업의 배경으로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얻은 경험과 새로운 것으로의 도전이였다.”고 말한다.

“탭조이에서도 AI 기술을 활용해봤습니다. 게임 사용자가 향후 한달 간 사용할 지출을 예상하고 예상 매출을 뽑는데 이 기술을 활용하면서 빅데이터의 머신러닝과 딥러닝(deep learning, 음성 인식, 이미지 식별 또는 예측 등 사람의 작업을 대신 수행하도록 컴퓨터를 학습시키는 일종의 머신 러닝)을 적용하면 좋을 것 같아서 사업을 구상했습니다”

올거나이즈의 서비스는 회사 홈페이지(https://allganize.ai)를 통해서 가입이 가능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 365 형식의 문서들과 PDF 문서들 내에서 답을 찾아주며, 슬랙,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와 같은 업무용 소프트웨어와 연동이 가능하다.

연동을 해두면 복잡한 사내외 질문에 대한 답을 자동으로 찾아주며, 문서에서 질문 답변 셋트를 자동으로 만들어 준다.

“보통 AI를 학습시키려면 태깅(tagging‧데이터에 답을 수동으로 알려 주는 것) 작업이 필요합니다. 사람을 위해 도입한 AI인데, 이 AI를 학습시키기 위해 사람이 엄청난 작업을 더 해야 되는데 ‘앨리’는 이런 과정이 필요 없어요. ‘자가지도학습 (학습 데이터 생성에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지도학습)’과‘전이학습(특정 환경에서 학습된 AI를 다른 환경에 적용하는 것)’ 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어요.”

이 대표는 “예를 들면 보험 분야 고객사에서 관련 질문에 답을 잘하는 AI 를 만들려면 보통은 보험 관련 질문/답변 셋트를 트레이닝 데이터로 수만개, 수십만개 이상 만들어서 AI 에 수동으로 학습을 시켜야 하는데, 저희 기술은 고객사 쪽에서 쓰는 문서들과 연동만 시키면 질문/답변 셋트를 AI 가 자동으로 만들어서 자동으로 학습을 시켜요. 그래서 하루 만에도 도입과 배포가 가능하다. ”고 설명한다.

“NLP 시장은 무궁무진해요. 은행, 금융 서비스 및 보험, 소매 및 전자 상거래, 제조, 의료 및 생명 과학, 정부 및 국방,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IT 및 통신, 여행, 연구, 교육, 에너지 및 유틸리티까지 광범위합니다.”

올거나이즈는 현재 미국, 일본, 한국에서 금융, 보험, 제조, IT 쪽의 대기업 70여 곳을 포함, 600여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향후에는 개발자, 마케터, 회계, 디자이너 등 직군별로 활용하는 방식을 소개하는 콘텐츠 마케팅으로 기업고객을 늘리겠다는 목표다. 올거나이즈는 미국에 본사, 한국과 일본에 지사를 두고 있다.

이창수 대표는 “정보를 획기적으로 관리해주고 자동으로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 시간, 필요한 업무에 제공할 수 있는 AI가 최종목표”라며 “자연어 인식 딥러닝 기술을 통해서 Salesforce 같은 글로벌한 B2B SaaS 회사로 성장시키겠다”고 다부진 포부를 보였다.

<홍민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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