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노년층 집중 공략… “코로나 백신 우선·무료 공급”

2020-10-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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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 당선되면 백신개발 지연”…더힐 “노년층 지지 약화 만회 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목전에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노인들에게 무료로 우선 배포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노년층 표심 잡기에 나섰다.

미국 내 일부 여론조사에서 노년층 지지도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밀리고 있다는 결과에 대한 위기의식의 발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서 미국 노인 보호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미국의 약국 체인 CVS 및 월그린과 손잡고 백신을 즉시 양로원에 무료로 배포한다는 민관 협력 계획을 밝혔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21만8천여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노인들에게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준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옹호하면서 올해 말까지 1억회분의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노인들이 백신을 가장 먼저 접종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미국의 5천400만명 노인이 중국 바이러스의 가장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는 것을 깊이 알고 있다"며 "많은 미국 노인들이 몇 달씩의 고립과 잃어버린 결혼식, 생일, 졸업, 교회, 가족 상봉을 견디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국 노인에 대한 나의 메시지는 낙관주의·신뢰·희망으로, 당신의 희생은 헛되지 않았다"며 "빛이 가까이 있고, 우린 반환점을 돌고 있다"고 했다.

연설은 대선이 3주일도 안 남은 시점에서 여론조사에서 노인들의 그에 대한 지지 약화 속에 노년층 지지도를 높이려 애쓰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더힐은 분석했다.

바이든 후보에 대한 비판적인 언급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노인들이 급진 좌파 운동의 위협에 놓여 있다"며 바이든이 당선되면 백신 개발을 지연시키고 대유행을 장기화할 것이라고 하면서 그들이 고령 인구에 악영향을 주는 "사회주의 의료 계획"을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바이든 후보도 지난 13일 플로리다의 노인센터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당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폐지 시도 등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노인들에게 등을 돌렸다고 비판했다.

또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중한 시간을 잃어버리는 동안 그(트럼프)는 자신의 골프장 모래 벙커에 갇혀 있다"며 "그가 뭔가를 돕기로 결정했을 때 그것은 당신들을 돕기 위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최근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유권자층에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21%포인트 앞서고 있으며, 트럼프의 재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플로리다에서 트럼프의 노인층 지지율은 특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더힐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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