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밥상 덮친 이상기후… 햄버거에 ‘토마토’도 사라졌다

2020-10-07 (수)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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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이상 기후(긴 장마) 및 태풍의 영향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토마토 수급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패스트푸드 전문점 ‘버거킹’이 당분간 토마토 제공이 어려울 수 있다고 24일 밝혔다. 사상 최장 장마와 잇따른 태풍 등 더위 대신 물난리만 이어진 올해 여름 날씨 때문에 작황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버거킹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안내문을 통해 “천재지변으로 불편함을 끼친 점 양해의 말씀 드린다”며 이같이 전했다. 토마토 제공이 어려우면 소스 및 다른 야채류를 추가해주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실제로 올해 농산물은 역대 최장 장마로 일조량이 평년에 못 미치면서 작황이 크게 나빠졌다. 장마로 직접 피해를 본 농경지만 2만9,281헥타르(㏊)에 달했을 정도다.


이런 상황 속에서 토마토는 지난해 가격의 2배에 근접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23일 기준 토마토 1㎏의 소매 가격은 7,408원으로 지난해(4,472원)에 비해 훌쩍 뛰었다. 방울토마토 역시 1㎏에 9,17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4,806원에 팔렸던 것과 비교하면 ‘금값’이 됐다.

토마토만의 문제는 아니다. 배추와 양배추도 1포기 당 각각 지난해 5,896원과 2,762원에 팔리던 것이 이제는 1만1,633원과 5,733원이 됐다. 홍로 사과는 3만1,535원(10개)으로 무려 1만 원이나 훌쩍 뛰었다. 다만 배는 10개당 3만6,507원으로 가격 변동(1년 전 3만5,224원)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는데, 이는 생육 부진으로 개당 가격이 내려갔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9월을 지나면서 출하량이 회복되면 농산물 가격이 안정화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상기후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는 대체작목 발굴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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