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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무엇을 살펴볼까?

2020-10-05 (월) 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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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무엇을 살펴볼까?

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미국의 대학입시를 한국과 비교한다면 훨씬 안정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입시는 기본적인 평가항목들에 대해 집중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미국 입시는 정말 변화가 없었을까? 큰 변화는 아니지만 꾸준히 진행돼 왔고, 이는 진행형이란 것이다.

시간을 돌려보자. 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의 고등학교 졸업생들은 한 곳의 대학에만 지원했다. 그리고 지원자들은 대부분 그 대학에 합격했다. 또 1950년대까지만 해도 캠퍼스 투어란 게 존재하지 않았고, 입학사무처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미국의 대학입시는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변화를 시작했다. 경쟁률이 오르기 시작한 것인데, 베이비부머 세대 때문으로 1969년에만 800만명이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이 무렵부터 대학 지원자 수 및 합격률 통계가 공개되기 시작했다. 합격과 불합격의 희비가 두드러지기 시작한 셈이다.


이후 명문대들은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지원자들을 모집하는 데 많은 공을 들여왔다. 지원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합격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고 결국 들어가기 힘든 대학이란 가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여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런 영향으로 1975년의 경우 대학 지원자의 60%가 1-2개 대학에 지원했지만, 요즘은 3명 중 한 명이 7개 이상 대학에 지원서를 제출하고 있고 대학지원자의 80%는 최소 3개 대학에 지원할 정도로 증가했다. 이 말은 대학은 이제 해마다 넘치는 지원자 군을 만들어 내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인재를 고르게 됐다는 것을 뜻한다.

잘 알려진대로 미국 대부분의 대학들은 포괄적(holistic) 입학사정제를 채택하고 있다. 공부만 잘한다고 해서 합격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고, 다방면에서 균형잡힌 속이 꽉 찬 지원자를 가려내는 것이다. 이로 인해 SAT 만점자들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등 예상이나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게 이 방식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런데 너무 많은 지원자가 불러오는 문제도 있었다. 복수지원제이다 보니 여러대학으로부터 합격한 지원자의 향후 결정을 예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기껏 뽑아놨더니 다른 대학에 입학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사립대학들은 입시정책의 방향을 틀어 조기전형 중 합격하면 반드시 입학해야 하는 얼리 디시전(Early Decision)제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일찌감치 정원의 상당부분을 확보해 놓음으로써 정시전형 합격자들의 변수 위험으로부터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였다.

그리고 최근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입학사정에서 “demonstrated interest”라 불리우는 지원자의 입학의지를 깊이 들여다 보게 됐다. 아무리 관심가는 지원자라 해도 우리 대학에 입학할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다면 굳이 선발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이는 대학들의 신입생 등록률(yield rate)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이 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이 대학에 대한 지원자들의 관심과 인지도, 평판이 좋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에 대학 입장에서는 이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국 대학입시는 또다른 변화의 시간을 맞이했다. 사실상 모든 대학들이 학력평가시험인 SAT 및 ACT 점수제출을 필수에서 옵션으로 입시요강을 변경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내년 가을학기 신입생을 선발하는 올 입시는 더욱 예측이 어려워졌다. 크든 적든 코로나 이전과는 입학사정 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판단때문이다.


그래서 올해 입시에서는 개인평가(personal rating)의 비중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예상을 하고 있다. “나는 대학에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란 원칙 속에 “내가 왜 관심이 가는 인물인가?”란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입학사정관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현재 내가 지도하는 학생들 역시 이 부분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많은 12학년 학생들은 지금 팬데믹으로 인한 새로운 환경에서 수업을 받으며 입시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어느 대학에 지원할 것인가? 조기전형에 지원할 것인가? 몇 개 대학에 지원할 것인가? 등 결정해야 할 것들이 적지 않지만, 그래도 중요한 것은 지원서 작성이다.

지원서에 묻는 말에 답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 답을 해야 더 내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지, 그리고 에세이에서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입학사정관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호감을 가질 수 있는 추천서를 어떻게 부탁할 것인 지 등을 신중하게 고민하고 접근해야 한다.

코로나 속 올 입시는 비아카데믹 부분이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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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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