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거의 모든 대학들이 상당 기간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면서 등장한 핫 이슈 중 하나는 바로 등록금 문제다. 학생들은 대부분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데 ‘풀 어마운트’의 등록금을 받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환불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재정난을 겪고 있는 대부분 대학들로부터 등록금을 환불 받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뉴저지주 럿거스 대학의 한 재학생도 얼마 전 등록금 환불을 요구했다가 보기 좋게 퇴짜를 맞았다. 이 대학의 경우 학생 3만명이 등록금 15%를 삭감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요청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도 등록금 인상을 내건 대학도 있다. USC의 경우 새 학기 등록금을 지난해 보다 3.5%, 즉 2,400달러를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등록금은 5만9,260달러에 달한다. 미시간 대학과 노스웨스턴 대학도 각각 1.9%, 3.5% 등록금을 올렸다.
코로나 사태만 아니었다면 수 많은 대학들이 새 학기에도 여지없이 등록금 인상을 발표했을 것이다. 최근 몇 년간 등록금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인상되면서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주립대인 UC도 이미 1만2,000달러를 돌파했고 웬만한 사립대는 5만달러를 훌쩍 넘는다. 지금은 팬데믹으로 숨을 죽이고 있는 대학들이 아마도 코로나가 종식되는 시점부터 등록금 인상 행진은 계속 될 것이다.
자녀를 키우면서 가장 큰 목돈이 들어가는 시기를 물어보면 열이면 아홉이 아마도 대학 입학 때를 꼽을 것이다.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가정은 학자금 융자를 얻어야 할 것이고 자녀들은 학교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빚더미에 올라 않게 된다. 심지어 어떤 젊은 부부는 아이가 있는 부모가 되었지만 여전히 그들의 학자금 빚을 갚고 있으며 어떤 사람은 학자금 대출을 갚으면서 동시에 은퇴플랜에 적립을 하기도 한다. 이게 현실이다.
지금 어린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들이라면 이제부터라도 대학 학자금 계획을 세워놓아야 한다. 먼 훗날의 이야기 같지만 시간은 화살처럼 빠르다. 대학 학자금을 미리 준비해 놓는 것은 자녀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예비 부모들도 자녀가 출생한 후 대학을 졸업하는 21세가 될 때 까지 얼마씩 적립해야 할지를 계산하고 계획을 세우는 게 현명하다.
앞으로 등록금은 얼마까지 오를까.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을 연 5%로 계산했을 때 지금으로부터 16년 후, 2036년께는 사립대 재학 4년간 총비용이 50만여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학자금 준비가 빠를수록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학자금 플랜에 있어 염두에 둘 것은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그럴 듯 계획만 거창하고 실천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우선 자녀 학자금 마련을 위해 첫 걸음을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 ‘시작이 반’이다. 먼저 할 일은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의 도움을 받을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 전문가들은 목표를 세우고 오랜 기간 지속해야 한다는 점에서 가급적 투자 전문지식이 있는 어드바이저의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한다. 물론 어드바이저와 함께 하든 아니든 현재의 자녀 교육비용은 얼마나 들고 앞으로 얼마나 오를 지 가늠해야 한다.
플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주 구체적일 정도로 꼼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자문자답이 필요한데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엄청난 비용을 감안해도 대학 진학이 최선 혹은 유일한 선택인지 ▷커뮤니티칼리지나 테크니컬 스쿨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장학금이나 그랜트, 다른 재정보조를 받을 방법이 있는지 ▷조부모의 재정적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등이다. 이런 자문자답은 학자금 플랜에 있어 아주 현실적이고 성공적인 플랜을 세우기 위한 바탕이 될 수 있다.
학자금 플랜에 성공하기 위해서 가슴에 새겨야 할 말은 ‘인내’다. 사실 어린 자녀라면 10~20년 후를 위한 장기 플랜이기 때문이다. 대개 많은 부모들이 1~2년, 길게 4~5년 정도는 참아 내지만 가정의 경제상황이라는 게 변수도 많고 플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중도포기’를 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의식적으로라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매년 매달, 몇 년간을 참을성 있게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데 매사에 우선순위를 정하고 실천하는 게 성공 요령이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세상. 오랜 기간 경제 사정이 한결 같을 수는 없을 테니 미래의 자녀를 위해 힘들더라도 참고 인내해야 한다. 학자금 목표액은 인내하는 사람만이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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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광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