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자율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
▶ 집값 급등은 내년에야 진정
급반등한 주택 시장 회복세가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준 최 객원기자]
불과 수개월 사이에 부동산 시장이 천당과 지옥을 경험했다. 주택 매매가 끊기는가 싶더니 약 두 달간의 코로나 봉쇄 지침이 끝남과 동시에 억압된 수요가 쏟아져 나와 바닥을 친 주택 거래를 역대 최대폭으로 끌어올렸다. 주택 시장 관계자는 물론 주택 구매자들도 롤러코스터와 같은 주택 시장 상황에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렇다면 과연 올 하반기 주택 시장은 다시 한번 상승세를 탈 수 있을까? 온라인 재정 정보 업체 뱅크레잇닷컴이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을 분석했다.
◇ 집값 급등 내년에야 진정될 것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경제가 침체로 접어들기 시작할 때 경제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도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주택 가격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급등하고 있다.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5월 재판매 주택의 중간 가격은 지난해보다 약 2.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숙박업계의 타격으로 경기 침체가 심각한 라스베가스의 주택 가격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스베가스 콜드웰뱅커 프리미어 리얼티의 밥 햄릭 대표는 “경기 침체로 주택 매물이 쌓이고 급매가 늘어 주택 가격이 급락할 것이란 예측이 다행히도 완전히 빗나갔다”라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주택 수요가 지난해에 비해 감소했지만 매물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약 530만채(연율 기준)에 달했던 주택 거래량은 올해 5월 약 390만 채로 급감했다.
하지만 집을 내놓기를 꺼려 하는 셀러가 급증하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매물은 아예 씨가 마르면서 주택 구입 대란이 발생과 함께 난데없이 주택 가격 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중개 업체 센추리 21 마이크 미들러 대표는 “현재 억압 수요가 엄청나며 7월 수요 상황은 폭발적”이라며 “매물이 나오는 대로 팔리고 주말마다 10여건이 넘는 오퍼를 받는 매물도 많다”라고 다소 과열 양상으로 치닫는 주택 시장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코어로직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주택 가격은 내년 5월까지 약 6.6% 하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모기지 이자율 당분간 하락세
모기지 이자율의 추락이 끝이 없어 보인다. 7월 중순 사상 처음으로 3% 밑으로 떨어진 모기지 이자율(30년 고정)은 8월 첫째 주 2.88%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제 주택 구매자들의 관심사는 이자율이 과연 얼마나 더 떨어질까에 집중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모기지 이자율은 현재의 낮은 수준을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불투명한 경제 전망으로 인해 모기지 이자율이 현재 보다 더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측 중이다. 타이틀 보험 업체 퍼스트 아메리칸 파이낸셜의 마크 플레밍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의 낮은 이자율이 적어도 올해까지 이어지고 내년까지 연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망했다. 낮은 이자율은 주택 구매자들의 수요를 자극하고 주택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경제 회복세가 약하다고 판단한 연방 정부는 이미 모기지 담보부 증권 매입과 기준 금리 인하 정책을 유지 중으로 모기지 이자율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모기지 업체 시에라 퍼시픽의 마이클 베커 매니저는 “코로나19 재확산 세로 모기지 이자율 하락 영향을 받고 있고 한동안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 ‘페이퍼리스’ 대출 트렌드 가속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3월까지만 해도 모기지 대출을 받으려면 수십 장에 달하는 서류에 직접 사인을 해야 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대출 은행 관계자와 대면 접촉이 불가능해지면서 모든 서류 사인 절차는 전자 서명 절차로 빠르게 대체됐다.
전자 서명 방식은 주택 구매 관련 서류 절차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도입돼서 활발히 사용되어왔지만 모기지 대출 절차에서는 직접 사인 방식이 철저히 고수됐다.
이유는 모기지 대출 서류의 경우 공증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있는데 공증 서류를 전자 서명 방식으로 허용하는 주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 같은 규정을 하루아침에 변경한 주가 많아졌다.
전자 기술 컨설팅 업체 ‘디지털 리스크’(Digital Risk)의 레오 루미 수석 부대표는 “모기지 대출 업계가 최근 석 달 사이에 빠른 속도로 디지털화하고 있다”라며 “엄청나게 많은 양의 서류를 집안 식탁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서명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모기지 대출업계에서는 최근 모기지 이자율이 급락하면서 신규 대출과 재융자 신청이 폭주하고 있지만 디지털 서명 방식 도입으로 업무 처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밀레니얼 이제는 집 살 것
지난 수년간 밀레니엄 세대가 주택 시장의 중심 세대로 활약해 줄 것으로 기대됐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밀레니엄 세대가 기대만큼 내 집 마련에 나서지 못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아메리칸 랜드 타이틀 협회의 다이앤 툼 대표에 따르면 밀레니엄 세대의 평균 크레딧 점수는 670점으로 낮은 모기지 이자율을 받기에 너무 낮은 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밀레니엄 세대가 서둘러 주택 구입에 나서지 않고 크레딧 점수 등 대출 자격을 개선하면서 적절한 구입 시기를 기다려 왔다.
밀레니엄 세대가 부모 세대가 젊었을 때처럼 활발히 내 집 마련에 나서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학자금 대출에 대한 부담도 있다.
그러나 30대에 접어드는 밀레니엄 세대 인구가 가장 많아지는 올해부터 밀레니엄 세대에 의한 주택 구입 수요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밀레니엄 세대의 전체 인구를 감안하면 주택 시장에 밀레니엄 세대에 의한 주택 수요가 꾸준히 공급돼 주택 시장 회복세를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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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