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과 한반도
2020-08-14 (금)
김동현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11월3일 대통령선거까지 석달도 남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 중 누가 될 것인지, 그리고 누구든 당선이 되면 그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높다.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만약 오늘 선거를 치르면 바이든이 이긴다. 그러나 여론조사가 틀릴 수도 있다. 2016년 선거 때처럼.
트럼프가 당선될 수도 있다. COVID-19 면역 예방주사의 개발시작을 트럼프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정치화하면 ‘10월의 선물’(October Surprise)이 될지 모른다.
바이든은 전국에서 여론상 앞서가고 있다. 그 주된 이유는 트럼프의 전염병관리 실패와 이에 따른 경제하락 때문이다. 바이든은 강력한 지도자 또는 카리스마의 이미지로 유권자들의 기대를 높이지 못한다. 북한의 김정은은 바이든보다 트럼프와 거래를 성사시킬 것을 선호할 것이다. 작년 11월 북한은 바이든을 “때려죽일 미친개”라고 불렀다. 바이든이 트럼프가 김정일을 만나는 것을 비판하던 중 김정은을 “폭군”이라고 지칭한 후의 반발이었다.
김정은은 사사건건 훼방꾼이던 존 볼턴이 백악관을 떠난 이 마당에 친분이 있는 트럼프와 새로운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그는 트럼프가 재선되면 북한이 최소한의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타결을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할 것 같지 않다는 예측들 때문이다.
7월27일 제6차 전국 노병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의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하여 이 땅에 더는 전쟁이라는 말은 없을 것이며 우리 국가의 안전과 미래는 영원히 굳건하게 담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무기 없이는 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한편 한국에 대해서 제2기 트럼프 행정부는 압력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동맹은 보다 긴장될 수 있다. 우선 트럼프는 한국이 방위분담금을 더 내라고 압박할 것이다. 주한미군의 감축 또는 철수도 자기 계산과 방식에 따라 단행할 수 있다. 또한 미국의 대결적 중국 전략으로 미중 사이에서 한국이 택할 수 있는 선택의 여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한편 바이든이 당선되면 한미동맹 관계는 호전될 전망이다. 2020 민주당 정강정책 초본은 “우리의 동맹들과 함께… 북한과의 외교를 통해서… 북한핵계획의 위협을 제한하고 봉쇄할 것이며… 장기목표인 비핵화를 진전시키기 위해서 지속적이고 조율된 외교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적고 있다.
이처럼 바이든 팀은 비핵화의 불가피한 장기성을 인정하고 한국과 협력해서 북한의 위협을 먼저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문제의 해결은 어떤 방식이든 중국의 협력이 필요함을 인정한다. 바이든은 조건 없이는 김정은을 만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의 톱다운(Top Down) 방식을 끝내고 실무회담으로 시작하는 상향식 협상방법을 부활시킬 것이다.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든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COVID-19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과학자들이 말하고 있고, 각국의 이해관계와 대응전략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하는 동아시아 환경 속에서 한반도의 두 나라는 지금보다도 더 어려운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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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