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코로나에 LA 럭서리 아파트들도 ‘백기’

2020-08-12 (수)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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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실률 상승에 렌트비 뚝…입주자 유치 경쟁까지

▶ 다운타운 1베드룸 올초 2,286달러서 1,771달러로

LA 지역 내 성공과 부의 상징으로 선망의 대상이었던 고급 아파트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코로나19사태 장기화로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고급 아파트 공실률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렌트비도 폭락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LA 타임스는 10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로 LA 지역 내 고급 아파트 공실이 늘어나면서 건물주들이 공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렌트비 인하 경쟁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급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LA 다운타운의 고급 아파트들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Zillow)에 따르면 8가와 그랜드 애비뉴에 위치한 고급 아파트의 원베드룸(566 스퀘어피트)의 경우 올해 초 1월 렌트비가 2,286달러였지만 지난 6일 기준 렌트비는 1,771달러로 급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아파트 렌트비 하락폭은 저소득층의 아파트 렌트비 보다는 고급 아파트의 렌트비 하락에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부동산 데이터 분석업체인 ‘코스타’(CoStar)에 따르면 고급 아파트가 속한 ‘A급’ 아파트는 LA 지역에서만 4.3%의 렌트비가 하락했다. 최근에 개보수를 마친 ‘B급’ 아파트 렌트비는 2% 하락한 반면에 낡고 오래된 ‘C급’ 아파트 렌트비 하락폭은 0.2%로 소폭에 그쳤다.


고급 아파트의 렌트비 하락폭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은 경기 침체기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실업이나 무급 휴직이 늘어나면서 고급 아파트의 높은 렌트비를 감당하지 못해 싼 렌트비의 아파트로 옮겨가는 이동 현상으로 고급 아파트의 공실이 증가한 것이 렌트비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고급 아파트의 건물주와 개발업자들로서는 빈 방으로 두는 것보다는 입주자가 있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렌트비를 내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고급 아파트의 렌트비 하락의 또 다른 요인으로 최근 들어 최고급 사양의 아파트 개발이 과도하게 많았다는 것도 꼽히고 있다.

저소득층의 아파트 수요가 상대적으로 더 큰 현실을 무시하고 고급 아파트 건설이 오히려 더 많은 소위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현상이 더해지면서 고급 아파트의 공실을 극대화해 렌트비 하락폭을 심화시켰다는 것이다.

미드 윌셔 지역 아파트와 다운타운 아파트의 공실률이 지난 3월 이후 10%와 8%대를 각각 기록한 것도 바로 이런 매커니즘이 작용한 결과라고 신문은 전했다.

그렇다고 저소득층의 아파트 역시 안전한 것은 아니다. 저소득층의 경우 대부분 저임금이지만 필수업종에 종사하고 있어 직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실직을 했더라도 연방정부의 600달러 추가 실업지원금을 지급받아 아파트 렌트비를 납부할 여력이 있었지만 이제 앞으로가 문제다.

2차 경기 지원금 타결이 지연되면서 소득 절벽에 몰릴 가능성이 높아 저소득층 아파트 역시 공실률 증가에 따른 렌트비 하락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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