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의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병들게 하고 있다.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최근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조사에 의하면 미국인 3명중 1명이 불안증과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다. 이는 예년의 두배 수준이다. LA 한인가정상담소에 접수되고 있는 상담신청도 지난 두 달 사이 7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셸 오바마 전 퍼스트레이디조차 팬데믹 동안 가벼운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코로나 블루’는 일반적인 우울증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붕괴된 일상, 실직에 따른 재정난, 감염에 대한 불안, 장기간의 사회활동 위축으로 인한 고립감, 그리고 재택근무에 따른 가족 간의 갈등까지, 다양한 요인이 더해진 총체적인 불안이다.
코로나 블루는 연령과 계층을 가리지 않는다. 노인들은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오랫동안 가족친지를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울증이 깊어진다. 중장년층은 실직하거나 자영업이 문을 닫으면서 찾아온 재정난으로 깊은 고민에 시달린다. 젊은이들은 망가진 학업과 진학 및 취업의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불안감이 심하다. 어린 청소년들은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고 친구들과의 만남이 제한돼 사회성과 정서발달에 크나큰 장애를 겪는다.
여기에다 6개월째 계속되는 코로나 관련 뉴스도 사람들을 지치게 하는 요인이다. 연일 늘어나는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 마스크 착용에 관한 논란과 분쟁, 연방정부와 주정부 및 시정부의 조율되지 않은 방역수칙은 그러잖아도 혼란스런 팬데믹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과 의지다. 가족, 친구, 동료들과 전화와 메시지 등으로 자주 안부를 묻고 솔직하게 스트레스를 나누는 지혜가 필요하다. 일상에서는 하루 스케줄을 만들어놓고 규칙적으로 식사, 업무, 산책, 취미활동, 수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한 경우 주저하지 말고 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해야한다.
지금은 다같이 힘들다. 그리고 이 사태가 앞으로 얼마나 오래 계속될지 예측할 수도 없다. 장기전에 대비해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우울증이 우리 삶에 파고들지 않도록 각자 물리적 방역뿐 아니라 심리적 방역도 든든히 챙겨야겠다. 그리고 주변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보이면 먼저 연락하고 연대하는 배려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