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코로나 여파 학업 어려운 학생들 돕고싶어”

2020-07-09 (목) 이은영 기자
작게 크게

▶ 장학금 50만 달러 쾌척 ‘UMKH 사회사업재단’ 이응목 이사장

▶ 에어콘 회사 베트남 이전 후 7년간 고아원후원·장학사업
동종업계 매출 1위 고수, 성공 비결은 성실·친절·정직…은퇴후 한국 독거노인 도울것

“코로나 여파 학업 어려운 학생들 돕고싶어”

이응목 ‘UMKH 사회사업재단’ 이사장은 코로나19로 학업에 지장을 받는 한인 대학생들을 돕기 위해 총 50만 달러의 장학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정말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이 됐습니다. 공부는 때가 있는데,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50만 달러에 달하는 사재를 쾌척해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한인 가정 내 대학생들에게 1만 달러씩의 장학금을 주기로 한 이응목 ‘UMKH 사회사업재단’ 이사장의 말이다.

‘UMKH 사회사업재단’은 에어컨 부품 제조판매사로 주류사회 동종업계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한인 기업 ‘TA 인더스트리스(트루에어사)’의 이응목 공동대표와 부인 이경희씨가 지난 2013년 설립한 비영리재단으로, 트루에어사의 공장이 있는 베트남 지역에서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응목 이사장은 갑작스러운 팬데믹으로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남가주 지역 한인 가정을 지원하고자 대학생 50명을 선발해 각각 1만 달러씩 총 5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유례없는 큰 액수의 장학금 쾌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UMKH 사회사업재단 이응목 이사장과 이번 프로그램의 취지와 배경, 숨은 스토리 등을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인당 1만 달러씩의 장학금은 한인사회에서 유례가 없는 것 같다. 50만 달러면 큰돈인데, 어떤 취지로 이번 장학금 프로그램을 마련하게 됐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이 왔다. 주변에 코로나19로 인해 비즈니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을 보며 어려운 상황에 처한 남가주 지역 한인 가정들을 도와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부는 시기를 놓치면 다시 하기 힘든데 코로나19로 재정적으로 힘든 가정의 학생들이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안타까웠다. 이에 UMKH 사회사업재단에서 장학금을 총 50만 달러로 정하고 코로나19로 재정적으로 힘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명당 1만 달러씩 50명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하게 됐다. 사실 UMKH 사회사업재단은 현재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베트남 지역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 후 지난 7년 간 베트남에서 고아원 후원 및 장학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장학생은 어떻게 선발할 계획인가

▲지난 2007년 LA 올림픽라이온스클럽 회장직을 수행했다. 올림픽라이온스 클럽은 지난 35년 동안 해마다 10~15명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왔다. 따라서 이번 장학생 선발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35년 간 장학위원회를 통해 장학생 선발 노하우를 쌓아온 LA 올림픽라이온스클럽에 일임했다. 회원 중 변호사 3명, 재정문제가 코로나19 영향임을 판단하는 CPA 4명 등 총 16명으로 심사위원단을 구성했고 각각 재정상태 50점, 성적 및 에세이 50점 비중을 두고 선발한다.

-베트남에서 장학사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지난 2004년 베트남 호치민 인근으로 에어콘 부품 회사인 트루에어사 공장을 이전했다. 직원들이 성실히 일한 덕분으로 품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면서 지역사회 공헌 목적으로 UMKH 사회사업재단을 설립해 지난 7년 동안 고아원 후원 및 장학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재단을 통해 베트남 호치민대학교 공대생 80명, 법대생 40명, 상대생 40명 등 160명에게 대학등록금 전액을 지급하고 있고, 광남성 지역 우수 중고교생 100명을 선발해 매년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부부가 함께 사회사업재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아내는 가정주부로 UMKH 사회사업재단을 만들어 장학사업을 시작할 때 대찬성하며 그동안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왔다. 자녀가 3명 있지만 우리 부부는 자식에게 모든 것을 다 주지 않을 생각이다. 사람마다 타고난 그릇이 있다. 각각 1갤런, 5갤런, 워터탱크 등 그릇이 다르다. 1갤런 그릇인 사람에게 5갤런 물을 수 없이 채워줘도 넘칠 뿐 다 담지 못한다. 반면 5갤런 그릇인 사람에게는 1갤런만 채워줘도 스스로 4갤런을 채운다. 적게 줘도 그릇이 크면 스스로 채워갈 것이라 믿는다. 그릇만큼 주고 나머지는 사회사업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동업으로 미국 업계 최고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트루에어사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비결은

▲1983년 회사를 시작해 37년 동안 운영해 오면서 동종 업계 매출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비즈니스 성공 비결을 묻지만 성실과 친절, 정직이 사업의 전부다. 매순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다 보면 제품의 최고 품질을 유지하게 되고 손님에게 친절하고 언제나 정직하면 사업은 잘 되게 마련이다.

-미국 이민은 언제 오셨나

▲1973년 이민 와서 동시대 이민자들처럼 여러 가지 일을 했다. 부동산 개발을 하면서 1992년 4.29 폭동으로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하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에어콘 설치업체 운영 경험이 있는 이용기씨 제안으로 에어콘 부품회사인 트루에어사를 1983년에 공동 창업했다. 미국에서 부품을 생산하다가 한국으로 공장을 옮기고 2004년에 베트남으로 다시 이전했는데 잘한 결정이었다.

-향후 계획은

▲열심히 일하고 은퇴 후에는 베트남에서 지속적으로 장학사업 및 고아원 후원 사업을 지원하고 한국에서 독거노인 사업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에 코로나19로 어려운 이 시기에 장학금이 필요한 학생들이 많을텐데 50명만 선발해 마음이 아프다. 앞으로 회사를 더 잘 운영해 미주와 베트남 한인사회 및 지역사회를 더 많이 지원하고 싶다.

-한인 젊은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오랜 기간 사업을 하면서 성실과 정직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체험했다. 젊은이들에게도 앞으로 인생에서 이것을 강조하고 싶다. 한 두 번 요령으로 어떤 일이 통과될 수도 있지만 성실하고 정직한 삶을 매일 지속적으로 살기를 바란다.

UMKH 재단 장학금 신청은

장학금 신청 대상은 체류신분에 상관없이 2020년 가을학기 대학 입학예정자나 현재 대학 재학생으로 LA 카운티와 OC, 샌버나디노, 리버사이드, 샌디에고, 벤추라, 컨 카운티 등 남가주 지역 7개 카운티 거주자여야 한다.

2019년 연소득(Adjusted Gross Income) 10만 달러 이하 가정의 자녀로, 신청서에 코로나19에 따른 피해 상황과 신청사유를 구체적으로 작성하고 관련 증빙자료를 모두 제출해야 한다. 장학금 신청 사이트(www.umkhfoundation.com)에서 신청서 작성 후 ▲에세이(장학금 신청 사유와 장래희망) ▲성적증명서(신입생의 경우 대학 입학 허가서 포함) ▲부모의 2019년 세금 보고서 ▲은행계좌 내역서(최근 3개월) ▲코로나19 피해 상황 구체 기술서를 작성해 업로드하면 된다.

신청 마감은 7월31일(금) 오후 5시이며, 장학생 선정 결과는 8월21일 개별 공지할 예정이다. 시상식은 오는 8월27일(목) 오후 6시 LA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UMKH 사회사업재단 홈페이지 www.umkhfoundation.com 참조.

<이은영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