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부동’ 셀러, 코로나19 여파에 자신감 잃었나
2020-06-04 (목)
준 최 객원 기자
▶ 3월 이후 가격 낮춰 나오는 매물 늘어, 특히 60만 달러 이상 가격대에서
3월 이후 리스팅 가격을 낮추는 셀러가 늘고 있다. [AP]
하늘 높은 줄 몰랐던 셀러들의 콧대가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주택 시장의 강한 회복세를 등에 업고 높은 가격을 고집하던 셀러들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리스팅 가격을 낮추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모든 가격대에서 고루 나타나고 있지만 60만 달러 이상의 고가 매물 시장에서 더욱 뚜렷했다.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와이스 애널리틱스’(Weiss Analytics)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60만 달러 이상 신규 매물 중 지난 2월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나온 매물의 비율은 약 37%로 가격 인하폭은 약 7.7%로 조사됐다. 20만 달러 미만의 저가대 매물 중에서도 2월 대비 가격 인하된 신규 매물 비율은 약 30%였으며 가격 인하폭은 약 6.3%라고 와이스 애널리틱스 측이 밝혔다.
앨런 와이스 와이스 애널리틱스 대표는 “실업자 급증 등 경기 침체 현상으로 ‘비적격 모기지 시장’(non-QM mortgage market) 규모가 커지고 있다”라며 “이 같은 현상에 고가 주택 셀러들이 가격을 낮추는 등 대비하는 모습”이라고 부동산 매체 하우징 와이어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가 매물 가격 인하 현상은 코로나 감염증이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3월부터 매주 나타났다. 주택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가격 인하 신규 매물이 시장에 나오는 속도가 주택 매매 속도를 약 3배나 앞지르기 시작했다.
2월 이후 가격 인하 매물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는 뉴욕으로 전체 매물 중 약 34%가 2월 보다 낮은 가격에 나왔다. 이어 볼티모어(약 31%), LA(약 30%) 등의 도시에서도 가격 인하 매물 비율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월 대비 가격 인하폭이 가장 큰 도시는 피츠버그(약 20%)로 조사됐으며 볼티모어(약 10%), 샌 앤토니오(약 10%)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최근 구글 등 검색 엔진을 통한 주택 매물 검색이 다시 증가 추세로 나타나 리스팅 가격 인하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온라인 대출 기관 렌딩 트리가 구글 검색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4월 말 ‘매물’(Homes for Sale) 검색 횟수는 코로나 감염증 확산 초기인 2월 대비 전국 50개 대도시에서 모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도시는 애리조나 주 투산으로 무려 약 165%라는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텐다이 카피제 렌딩 트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시장 둔화로 인한 가격 인하를 기대한 바이어들의 매물 검색이 늘었다”라며 “실업자 증가로 인한 경쟁자 감소, 이자율 급락 등이 매물 검색 증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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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