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디즈니마저 순익 90% 증발, 미 기업 ‘파산 공포’ 커진다

2020-05-07 (목) 12:00:00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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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마저 순익 90% 증발, 미 기업 ‘파산 공포’ 커진다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미국 월트디즈니가 지난 분기 순이익 90% 감소라는 충격적인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테마파크가 잇따라 폐쇄된데다 야심작으로 기대를 모은 영화 개봉마저 연기된 결과다. 디즈니 같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공룡뿐 아니라 자동차와 항공사·크루즈 등 전 산업 분야에도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치면서 각국의 주요 기업들은 줄줄이 대규모 감원이라는 고육책을 내놓고 있다.

5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발표한 디즈니의 올해 1·4분기(1~3월) 순이익은 4억7,500만달러(약 5,805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54억3,100만달러)의 10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24억달러(약 2조9,33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디즈니 측은 사업 전반에서 14억달러(약 1조7,100억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디즈니 어닝쇼크의 결정적 요인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테마파크 실적 악화다. 지난 1월 말부터 테마파크를 폐쇄한 여파로 ‘놀이동산·체험·기념품’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58%나 감소한 6억3,900만달러(약 7,809억원)를 기록했다. 여기에 3월 중순부터 영화 개봉이 제한된 데 따른 영향으로 ‘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영업이익도 4억6,600만달러(약 5,695억원)로 8% 줄었다.

디즈니뿐 아니라 코로나19의 충격에 휘청이는 기업들이 연달아 발생하며 미 경기악화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탈리아 합작 자동차회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같은 날 발표한 1·4분기 실적에서 18억달러(약 2조2,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크루즈선 업계의 ‘빅3’라고 불리는 노르웨이지언 크루즈라인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행산업 붕괴로 투자자들에게 부도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CNBC는 전했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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