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글로벌 헤지펀드 자금 1분기에만 330억달러 빠져나가

2020-04-28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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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운용자산 3조달러 밑으로 변동성 확대·불확실성 지속

▶ 대부들도 수익률 -20% 굴욕

헤지펀드 자금유출 규모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헤지펀드들도 대규모 자금이탈을 겪었다. 투자자들이 거의 모든 자산을 내다팔아 현금을 확보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헤지펀드리서치(HFR)에 따르면 올 1분기 헤지펀드에서 빠져나간 투자금은 모두 330억달러에 이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 보도했다. 사상 4번째 유출 규모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분기 420억달러 유출을 기록한 뒤로는 최대 규모다.


HFR의 케네스 하인즈 사장은 “투자자들이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유례없는 변동성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이같이 반응했다”면서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경향이 기록적으로 뛰었고, (이에 따라) 헤지펀드 업계에서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금 환수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 업계 최고 업체들도 비켜가지 못한 코로나19 급변동장에 따른 대규모 손실이 투자자들의 이탈을 불렀다.

수학자 출신인 짐 사이먼스가 창업한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거래를 하는 르네상스 테크놀러지스도 이번 장에서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르네상스의 기관주식펀드(IEF)는 1분기 -18% 수익률을 기록했고, 기관분산알파펀드(IDAF)는 수익률이 -13%였다. 최대 헤지펀드인 레이 달리오의 브리지워터 역시 주력 펀드인 퓨어알파펀드(PAF)가 20%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헤지펀드 자금이탈 최대 피해자는 지정학적 변수를 토대로 채권·외환·상품 등에 투자하는 매크로 헤지펀드들이었다. 이들은 가장 심각한 자금이탈을 겪었다. 가장 좋은 수익을 내는 전략을 갖고 있었지만 자금의 3분의 2가 빠져나갔다. 매크로 헤지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 가운데 38억달러는 종목별로 직접 매매하는 펀드매니저들에게 투입됐다.

대규모 매도 이후 헐값이 된 채권을 주로 사들이는 펀드들에는 약 15억달러가 유입됐다.

자금이탈과 투자손실로 인해 헤지펀드는 총 운용자산 규모가 3,330억달러 줄어들어 3조달러에도 못 미쳤다. 2016년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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