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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선거의 여파

2020-04-25 (토) 김동현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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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전역을 휩쓰는 코로나 19 전염병 속에서도 한국은 민주주의의 위력을 다시 한번 발휘했다. 빈틈없는 COVID-19 예방조치를 마련한 후 국회의원 선거를 안전하고 질서있게 개최한 것이다. 한국은 미국을 포함하는 여러나라들이 참고할 수 있는 모범 사례를 보여주었다.

한국은 코로나 감염국 들 중에서 방역대책을 잘하고 있는 나라로 분류된다. 확진여부를 가리는 적극적 진단 실시, 집단 또는 자가 격리,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다수 집합 장소의 폐쇄 등의 조치를 잘 이행하고 있다.

지난번 총선은 28년만의 최고인 66%의 투표참가율을 기록했다. 결과는 여당인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였다. 민주당은 국회 전체의 300석 중 3/5에 해당하는 180석을 차지했고,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103석을 얻는데 그쳤다. 이런 결과의 주된 원인은 코로나 방역의 시급성과 경제하락의 심각성 때문이었다고 모두가 말한다. 이 때문에 야당이 제기했던 모든 정치적 문제들이 매몰된 측면이 뚜렷하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이 아니라, 야당이 심판을 받은 셈이다.


미래통합당은 지도자의 역할도 시원치 않았고, 분명한 보수의 가치를 바탕으로 하는 정책제시도 없었다. 후보자 공천과정에 내부 분란을 노출했고, 자체 개혁도 보이지 못했다. 결국 유권자들은 코로나 위기관리와 경제 살리기 대책을 문대통령과 민주당이 더 잘 해보라고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번 선거는 한국국민들의 다수가 보수에서 진보로 옮겨가는 반면 중도세력이 증가하고, 유권자들의 영향력이 고령층에서 청장년층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줬다. 지역적으로 동서현상이 재연된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2년 후면 한국은 다음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된다.

이번 선거에서 북한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탈북자 2명이 야당 후보로 출마해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된 점이 특이하다. 민주주의 한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북한은 이번 선거에 특별히 영향을 주려는 시도를 별로 한 흔적이 없었다. 4.15 총선의 하루 전날 북한이 순항미사일 3발을 발사했으나 4월15일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이기도 하다.

한편 북한이 COVID-19 때문에 북한 인민들의 건강과 경제가 중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 신호는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김정은은 4월12일 로동당 중앙위원회의 정치국 회의를 개최하고, 전염병 감염 예방조치를 전국적으로 강구하고 이행할 것을 지시했다.

4월17일자 로동신문은 사설을 통해서 이렇게 말했다. “인민의 생명안전보다 더 귀중한 것은 없다. 사회주의 건설에서… 기적적 성과들을 달성하였다고 하여도 인민의 생명안전에 조금이라도 해를 주고 인민의 행복한 생활에 그늘이 지게 한다면 그것은 승리가 아니라는 것이 우리 당의 뜻이다.”

북한이 정부의 일차적인 임무는 국민의 생명 보호라고 동의하는 것에 주목한다. 북한도 코로나 전염병으로 인해 보건과 경제상으로 막심한 타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의 정권안정을 위협하는 정도는 아니다.

북한은 의료체계가 열악하고, 병원의 설비는 빈약하며, 약품도 부족하다. 코로나 방역 진단 키트들도 부족할 것이다. 중국과의 국경봉쇄로 장마당 운영에 필요한 밀수 활동도 급격히 줄어들어 북한 계획경제가 제공하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하는 장마당의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강인한 생존 능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북한은 고립된 자립경제의 생활양상이 특징이다. 자립생활 양상은 농촌으로 갈수록 더욱 뚜렷하다. 하지만 외부의 지원 없이 북한의 생존능력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가 문제다. 북한은 남한이 북한을 도울 수 있음을 알고 있다.

북한은 이번 총선을 통해서 문재인 정부가 강한 국민의 명령(Mandate)을 받고, 보다 소신있고 강력한 정책을 추구할 수 있게 되었음을 목격했을 것이다. 한국은 북한의 정권붕괴를 추구하지 않으며, 북한과 협력을 통하여 상호간의 안전보장과 공동번영을 원한다는 것을 북한은 알고 있다. 이 시점에서, 남북한은 대화와 협력을 재개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핵무기나 미사일은 전염병으로 부터 인민의 생명을 지켜주지 않는다. 의료자원과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인민의 생명을 구하는 길이다. 남북당국은 인간의 생명보호와 경제악화 방지에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한다.

<김동현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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