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연합뉴스]
"우리 보호소가 텅 비었어요!"
지난달 26일, 콜로라도주의 한 동물보호소.
개와 고양이 등 이 보호소에 머물던 유기동물이 모두 입양돼 보호소가 비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각국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는 요즘.
집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곳곳에서 반려동물 입양이 많이 증가한다는 소식.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반려동물 입양 및 수탁 사례가 작년 대비 200% 늘었다"
국내의 한 도우미견나눔센터에도 최근 반려견 입양을 문의하는 일이 늘었는데.
버려지거나 길잃은 동물에게 새로운 삶을 찾아주는 반려동물 입양.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급증한 반려동물 입양을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3월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동물보호소에는 3주 동안 40여 마리의 개와 25마리의 고양이가 버려졌다.
"수십 년 동안 이렇게 많은 유기동물이 들어온 경우는 처음"
입양되는 동물만큼 버려지는 동물도 많은 것.
동물이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미확인 정보에 겁을 먹거나 코로나19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버리기도.
전문가들은 특히 코로나19 사태 중 입양된 반려동물이 이후에 다시 버려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사람들이 강아지를 입양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은 심심함을 해소해 줄 장난감" -하야 베일리 예루살렘 동물보호소 이사
예루살렘 동물보호소에서는 이런 이유로 동물 입양 희망자 다수를 그냥 돌려보냈다고.
코로나19 사태의 지속도 반려동물에게는 큰 위협이다.
"사람들은 경제 위기 상황에 핸드폰이나 TV 요금은 포기하지 않아도 반려견은 포기해버린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반려동물은 장난감이 아니다"고 말한다.
이동 제한과 자가격리 등으로 외롭다고 해서 장기적 계획 없이 덜컥 반려동물을 입양해서는 안 된다는 것.
지난해 전국에서 유기돼 안락사 혹은 자연사한 동물은 집계된 것만 6만7천192마리.
코로나19 팬데믹이 향후 유기동물 증가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반려동물 입양에 따르는 막중한 책임감을 기억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