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급선 다변화 등 발빠른 코로나 대응, 마스크·손 세정제도 대거 확보해 판매 중
▶ 타인종도 소문 듣고 ‘북적’…매출도 뛰어

지난 19일 한인타운 내 한 한인 마켓에서 화장지를 구입하고 있는 한인 고객의 모습이다. 코로나19로 품귀 현상을 빚었던 일부 생필품에 대해 한인 마켓들이 구매선 다각화를 통해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정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조환동 기자]
“미국 마켓엔 없는 계란과 화장지 다 있네.”
한인타운 내 한인 그로서리 마켓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초기 화장지, 쌀, 계란 등 일부 품목들이 사재기 현상으로 품귀 현상을 빚었던 상황에서 완전 회복해 평상시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공급선을 다각화하는 등 발빠른 대응으로 오히려 주류 마켓보다 속도전에서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주류 소매업체에서 여전히 구하기 힘든 마스크와 손 세정제의 경우도 팔레스뷰티, 제이타운, 인산힐링 등 한인 업소와 약국 등이 물량을 대거 확보해 판매하고 있다.
20일 한인 마켓 관계자들에 따르면 코로나19 초기 사재기로 품귀 현상을 빚었던 쌀, 화장지, 계란 등을 포함한 주요 생필품의 확보율은 정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8일과 19일 양일간 한인타운 내 한인 마켓을 방문한 결과 대부분의 한인 마켓들은 쌀, 라면, 계란 등의 식품류와 화장지, 페이퍼타월 등의 생필품을 고르게 확보에 매대에 진열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주류 마켓인 랄프스의 경우 화장지 매대는 대체로 빈 곳이 많았고 계란 매대는 아예 비어 있는 상태였다. 랄프스 웨스턴 매장을 방문한 한 한인 여성은 “미국 마켓에 오면 계란이나 화장지를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왔는데 물건이 없다”며 “한인 마켓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 대형 소매체인 코스코의 경우도 아직 화장지와 페이퍼타워는 구매할 수 없다. 계란이나 우유 등도 공급이 딸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을 놓고 한인 마켓 관계자들은 매장 관리 체계의 차이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주류 마켓은 본사 구매부서에서 일괄 구매한 제품들을 할당 받아 각 지역 마켓의 매대를 채운다. 1주에 평균 1회 꼴로 본사에서 물건을 받아 야간 시간을 활용해 매대에 진열하는 방식이다.
이에 반해 한인 마켓의 경우 일부 본사 일괄 구매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개별 벤더를 통해 판매 제품을 확보하는 방식을 겸용해 쓰고 있다.
과잉 수요가 발생해 본사 재고 물량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지역 벤더로 수입선을 변경해 판매 제품을 확보한다는 게 한인 마켓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만큼 한인 마켓이 수요 공급 상황에 따라 주류 마켓에 비해 빠른 물량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주류 마켓에서 계란 부족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달리 한인 마켓의 계란 판매 매대가 평상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된다.
특히 화장지와 쌀의 경우 한국에서 수입한 제품까지 한인 마켓들이 확보하면서 주류 마켓에 비해 상황에 대응하는 속도가 빨랐다는 것이다.
갤러리아 마켓 관계자는 “쌀 부족에 대비해 강원도 횡성에서 출하된 쌀을 직접 수입했다”며 “지역 및 한국 벤더들을 통해 물량을 확보해 정상 판매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인 마켓이 주류 마켓에 비해 생필품을 균일하게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이 타인종에게까지 알려지면서 한인 마켓을 방문하는 타인종들이 급증하고 있다. 한인 마켓에 방문하는 타인종은 화장지, 계란, 라면, 물은 물론 쌀과 햇반 등을 집중 구매하고 있다는 게 한인 마켓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인 마켓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보다 매출이 15~ 20%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영업 시간 단축이라는 한계에도 매출이 늘어난 것은 바로 재빠른 판매 제품 확보와 매대 진열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H마트의 한 관계자는 “본사 일괄 구매와 지역 벤더 구매를 혼합해 구매선을 다각화해 순발력을 발휘하면서 주류 마켓에 없는 물품을 확보해 판매할 수 있었다”며 “외식이 줄어들면서 마켓 소비 규모가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커지면서 매출도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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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