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타운인근 너싱홈 코로나 집단 감염 ‘심각’

2020-04-20 (월) 12:00:00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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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주 보건부 현황 자료 전격 공개
이스트할리웃은 직원·환자 140여명 ‘양성’

▶ 주 전체 1,224곳 중 20% 258곳서 확진사례, 롱비치 전체 사망자의 70%가 요양시설 환자

미 전역에서 노인 환자들이 수용돼 있는 너싱홈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본보 18일자 보도) LA 카운티 지역의 너싱홈들의 상당수에서도 직원과 환자들의 집단 감염 사례가 심각한 상황이며 특히 한인타운 인근 지역 너싱홈들에서도 수십명의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속 너싱홈에 거주하는 노인층 환자들이 전국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19 사망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캘리포니아주 공공보건부가 지난 17일 밤 공개한 주 전역 너싱홈 요양시설들에서의 코로나19 감염 현황 자료를 전격 공개했다고 19일 LA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가장 많은 감염사례가 나온 시설은 LA 한인타운 인근 이스트 할리웃에 있는 브리어오크 온 선셋 요양원으로 80명 환자와 62명 직원이 진단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역시 한인타운 인근의 실버레익 지역 가든 크레스트 요양원에서도 35명 환자와 35명 직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팜스 지역에 있는 컨트리 빌라 사우스 요양원에서는 무려 58명 환자와 15명 직원이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LA타임스는 보도했다.

이번에 공개된 가주 보건당국 자료에 따르면 주내 총 1,224개 전문 너싱홈 가운데 258개 시설에서 한 건 이상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발견됐고, 환자와 직원 총 감염 사례는 3,000건이 넘는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감염 확진 사례가 나온 258개 요양시설 중 절반 이상인 148개 너싱홈이 LA카운티에 위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LA 카운티에서 코로나19 사망자 30% 이상이 장기 요양시설 거주자다. 가장 확진 사례가 많은 롱비치에서도 사망자의 70% 이상이 요양원 노인 환자들로 나타났다.

또 감염자가 나온 너싱홈은 오렌지카운티에 12곳, 리버사이드 카운티 19곳, 샌버나디노 카운티 14곳 등으로 남가주 지역 4개 카운티에서만 193곳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주 보건당국이 발표한 자료에는 이들 너싱홈들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포함되지 않았다.

또 이번 자료에는 주 전역에 있는 레지덴셜 케어 시설들에 대한 조사도 포함돼 있지 않고 코로나19 확진 환자 누락 등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실제 감염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할 수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가주요양원개혁 단체 대변인인 마이클 코너스는 “장기 요양시설에서 진행되는 진단 검사가 거의 없고 시설이 발병 및 사망자에 대해 정확한 보고가 없어 발표된 수치가 의심스럽다”며 “목록에 각 시설 사망자수도 나와 있지 않고 가주에 있는 7,461개 레지덴셜 케어 시설들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정부가 발표한 요양시설 확진 사례의 40% 이상이 직원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주 전역의 모든 전문 요양원 직원에게 유급 휴가를 제공하고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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