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유명 재력가들 의혹…자바는 벌집 쑤신듯

2020-04-17 (금)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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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T 보도 뇌물 스캔들

▶ 대형 프로젝트 진행중, 주요 시의원에 후원금…“뇌물 없었다” 강력부인

연방수사국(FBI)의 LA 시의회 관련 부정부패 수사 과정에서 한인 브로커인 저스틴 김(한국명 김장우)씨가 LA 시의원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네는 과정에서 중간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 연방 검찰에 기소되면서 부동산 개발업체에 한인 사업가들이 연루된 의혹이 LA타임스에 의해 제기되면서 한인사회에서 그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신문이 뇌물수수 사건의 진원지로 지목한 부동산 개발업체 운영자들이 한인사회에도 잘 알려진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트의 재력가들이어서 다운타운 업계가 벌집을 쑤신 듯 들썩이고 있다.

16일 LA 타임스가 저스틴 김씨의 뇌물 전달 사건과 연루된 부동산 개발업체로 다운타운 올림픽 블러버드와 힐 스트릿에 20층 규모의 주상복합 콘도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940 Hill, LLC’를 지목하면서 이 업체 운영을 주도해 온 이대용(영어명 데이빗 이)씨와 이씨의 파트너인 김정석·임혁씨 등 한인 사업가 3명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LA타임스는 이대용씨가 패션 디스트릭트에서 조이아 트레이딩과 조이아 액세서리를 운영하면서 수많은 부동산 개발사 및 요식·리테일 업체 등에도 관여하고 있다며, 이씨가 자신의 회사를 통해 소유하고 있는 리틀 도쿄 갤러리아 샤핑센터를 1,000개 유닛의 복합 주거단지로 재개발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했으나 지난해 10월 계획이 철회되기도 했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LA 타임스는 또 이씨가 호세 후이자를 포함해 허브 웨슨, 데이빗 류, 미치 오패럴, 길 세디요 LA 시의원들과 에릭 가세티 시장에게 정치 후원금을 기부해왔는데, LA 정치 후원금 개혁법을 주도한 데이빗 류 시의원의 경우 이씨의 회사가 2차례 기부한 후원금을 지난해 반환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지난 1988년 다운타운에 액세서리 홀세일 업체인 조이아를 설립해 30여 년째 운영하면서 부를 모은 재력가로 다운타운 의류업계 한인 사업가들과도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씨는 또 지난 2018년부터 LA 한인상공회의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운타운 한인 의류업계 관계자는 “이씨는 30여년간 다운타운에서 사업을 하면서 폭넓은 인맥을 구축해 힐스트릿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여러 한인 재력가들이 거액을 투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주요 오피서로 등재된 김정석씨와 LA 타임스가 세 번째 인물로 지목한 임혁씨 등도 의류업체를 운영하고 있거나 다운타운 한인 의류업계에서 활동한 인물들이어서 이번 프로젝트에 상당수의 한인 의류업계 관계자들이 함께 동참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씨의 변호사인 애리얼 뉴먼은 LA 타임스에 이씨가 어떠한 혐의로도 기소되지 않았다며 현재 당국의 수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의혹이 신속히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한 형사법 변호사는 “미국에서 뇌물수수, 특히 선출직 공직자가 연루된 뇌물 사건은 중범죄로 취급된다”며 “댓가 없는 선물(gratuity)인 경우에는 2년 형에 그칠 수 있지만, 청탁과 댓가를 주고받는 뇌물의 경우에는 15년 형의 중형을 선고받을 수 있고 거액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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