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안 보이는 짙은 안개에 온통 가려졌다고 할까. 한국의 총선도 혼돈에 파묻혔다. 중국 발로 전파된 코로나바이러스가 모든 이슈를 삼키면서 선거판은 말 그대로 ‘깜깜이’ 형국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 가운데 들려오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세계질서는 지각변동을 맞을 것이라는 소리다. 그 변화의 폭이 엄청나다고 한다. ‘코로나 이전(BC-Before Corona)과 이후(AC-After Corona)’로 나누어질 정도로 크고 심대하다는 것.
‘코로나 이후’ 지구촌을 휩쓸 거대한 변화의 출발점은 그러면 어디가 될까. 코로나19의 진앙지, 역시 중국이 아닐까 하는 것이 내셔널 인터레스트지의 진단이다.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중국은 한마디로 지구촌 전체의 ‘공공의 적 1호’가 됐다. 관련해 새삼 던져지는 질문은 중국은 코로나 이전 상태로 복귀가 가능할까 하는 것이다. 답은 ‘노우’로 기운다.
중국과 미국, 더 나가 서방세계와의 디커플링(decoupling)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이는 세계적인 공급체계 개편을 불러오면서 시진핑 영도 하의 중국은 전례 없는 경제적 난국을 맞게 된다.
그 대처방안은 그러면 무엇인가. ‘마오쩌둥 시대로의 회귀’가 내셔널 인터레스트지의 진단이다. 시장을 정부가 통제한다. 그런데도 상황이 안 좋으면 공산당이 부유층의 재산을 몰수하는 그런 극단 조치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경제뿐이 아니다. 정치,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서 시진핑을 중심으로 현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마오쩌둥 식 정책을 밀고 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로나19 위기를 통해 시진핑 체제의 뻔뻔한 민낯은 완전히 까발려졌다. 그 결과 중국공산당은 중국인민은 물론이고 전 세계인들로부터 배척을 받고 있다. 자칫 체제 안보까지 흔들릴 판이다. 그러니 어떻게든 상황을 코로나 이전 상태로 돌려야 한다. 그 절망감의 발로가 마오쩌둥 시대로의 회귀라는 것이다.
대대적인 이데올로기 전쟁을 펼친다. 당과 국가의 선전선동기구를 총동원해서. 국내만이 아니다. 해외에서도 역정보전에, 심지어 미국 대선개입도 마다 않으면서 핵심지도자 시진핑 찬양과 중국적 사회주의 선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거다.
그 과정에서 국내적으로는 대대적 탄압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 조짐은 전 사회의 병영화에서 벌써 드러나고 있다. 바이러스와의 인민전쟁 명목으로 모든 시스템을 군사화 했다. 그 군사화 방침과 함께 군 장성들을 동원해 지방의 권력을 장악해가고 있다는 것.
동시에 더욱 적극 조장하고 있는 것은 한(漢) 지상주의가 그 골자인 중화민족주의다. 미국을 코로나19 팬데믹의 원흉인 양 역선전을 펼치면서 시진핑 체제의 우수성을 대대적으로 알리는 것이다.
그래도 체제안보가 불안하다. 여기서 착안된 것이 ‘공격은 최상의 방어’라는 논리에서 출발한 모험주의 정책이다. 국내 불안을 밖에서의 군사적 도발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다.
관련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 ‘동아시아의 지중해’다. 남중국해에서 동중국해, 그리고 황해에 이르는 해역이 바로 그곳으로 시진핑 체제는 ‘동아시아 지중해’ 한 귀퉁이에서 군사적 충돌 위기를 조성해 상황 돌파에 나설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호주의 싱크 탱크 로우이도 같은 진단과 함께 코로나 팬데믹으로 아시아지역은 더 위험한 곳이 되어가고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체제안보가 흔들린다. 그러니 필사적일 수밖에 없다. 그 시진핑 공산정권은 때문에 더 압제적이고, 더 공격적이고, 또 사사건건 미국에 날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 총체적인 결론이다. 뒤이어 이어지는 전망은 이렇다.
“사스(SARS) 이후 중국은 처음으로 수백만이 감염된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 세계적 재앙의 원인을 제공했다. 중국 발의 두 번째 세계적 재앙은 포탄이 작열 하는 군사적 위기가 될 수 있다.”
여기서 눈을 한국으로 돌린다. 미세먼지가 덮치듯 순식간에 대한민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잠식됐다. 그 상황에서 치러지는 4.15 총선은 무슨 의미를 지닐까 해서다.
조국 파동에서 코로나 정국, 결국 총선까지의 엎치락뒤치락 과정이 그렇다. 무엇인가를 상징하는 것 같다. 동시에 그 선거결과는 대한민국의 앞으로의 방향성을 예고하는 것 같아 그 의미가 더 무겁게 다가오고 있는 느낌이다.
거대한 인해전술이라도 펼쳐진 것 같은 바이러스 침공사태에 대한민국은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 1류’급으로 성장한 대한민국 사회, 다시 말해 ‘민(民)의 파워’는 노도같이 밀려드는 침공군을 막아냈다. 과거에 의병이 왜구 침략을 저지시킨 것처럼.
그 중국 발로 2차 재앙내습이 예고되고 있다. 더 공격적이고 더 전체주의화한 중국. 이로 인해 자칫 한반도의 안보지형이 구조적 변화를 겪게 될 수 있다는 급박한 경고음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는 것이다. 이 상황에 대한민국의 집단지성은 어느 쪽을 선택할까.
친중, 친북노선의 어리석은 변방의 ‘중국몽’에의 집착일까. 아니면 자유, 인권, 시장경제로 압축되는 인류보편의 가치관 수호일까. 아무래도 후자 쪽이라면 지나친 희망 고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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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