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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 속의 북미관계

2020-04-08 (수) 김동현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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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3일 북한의 ‘국가 비상 방역사업지휘부’는 북한에는 COVID-19 확진자가 한명도 없으며, 전국에 걸쳐 약 500명이 검역 격리대상으로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얼마 전만 하더라도 평안남도를 비롯한 수개의 지역에 수천명이 방역격리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북한의 매체들은 더 이상 증상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격리 해제한 것은 북한당국의 효과적인 방역조치의 결과라고 선전한다. 사실 북한은 코로나 질병이 중국에서 발생하자 즉시 국경을 차단하고 기존 입국자들과 그들이 접촉했을 것으로 인정되는 모든 사람들을 엄격하게 40일간 격리했었다. 또한 북한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을 대상으로 방역소독을 실시했다.

그러나 코로나 확진자가 없다는 주장은 회의적이다. 북한은 의료시설과 약품의 사정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주한미군의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의문을 제기한 것이 흥미롭다. 그는 지난 주 서울에서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접하고 있는 모든 정보로 봐서 그것은 불가능한 주장이다. 사실이 아니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에 코로나 방역사업 지원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 예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김정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고 “바이러스 방역부문에서 협조할 의향도 표시했다”고 3월22일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발표했다. 김여정에 따르면 트럼프는 “전염병 사태의 심각한 위협으로부터 자기 인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국무위원장 동지의 노력에 대한 감동을 피력했다”고 한다.

한편 노동당 중앙위원회의 제1부부장인 김여정의 성명은 북미관계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관계가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큰 진전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북한은 고립된 자립경제 체제의 핵보유국을 향해서 달리고 있다. 금년 들어서도 전술용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를 계속 개발, 실험하면서 전략적인 핵무기고를 보완하고 있다. 제재와 코로나 전염병의 악 조건 속에서도 무기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북한의 입장은 분명하다. 미국이 적대정책을 철회하고 ‘일방적으로 과욕적인’ 요구를 중단할 때까지는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공정하고 균형있는’ 협상의 형식이다. 북한은 트럼프와 그의 보좌관들 사이에 북한에 대한 견해 차이가 있는가를 지켜본다. 그런 경우가 있으면 이를 그들에게 유리하게 활용한다.

김여정은 트럼프의 서한을 환영하면서도 북미 정상들 사이의 “개인적 친분관계가 두 나라의 관계발전 구도를 얼만큼이나 바꾸고 견인할지는 미지수이며 속단하거나 낙관하는 것도 그리 좋지 못한 일”라고 했다. 이어서 말하기를 “두 나라사이에 역학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평형이 유지되고 공정성이 보장되어야 두 나라 관계와 대화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런 와중에 북한의 외무성이 ‘대미협상국’의 신설을 공개했다. 이는 북한 입장에서도 북미협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인식을 말해준다. 어쩌면 앞으로 있게 될 대미협상에 보다 실효성있게 대비하기 위해서 외무성 기구를 새로 개편했는지도 모른다.

3월30일 북한은 외무성 신임 대미협상 국장의 이름으로 성명을 내고 G-7 회의 끝에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에 대한 지속적인 외교 경제압력을 요구”한 것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북한의 일개 국장이 미국의 국무장관을 조롱하는 면도 보였다.

같은 날 연합통신은 폼페이오가 평양의 비난에 반응을 보이면서 “미국은 북한지도부와 마주 앉아서 비핵화 대화를 하게 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국무장관은 “그가 취임하는 날부터 대통령과 그의 대북입장이 일치했으며, 트럼트 대통령은 유엔제재는 비핵화를 위한 충분한 진전이 있을 때까지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COVID-19 전염병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이런 때에 북한과 미국을 포함하는 세계 모든 나라들은 자국의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민간안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김동현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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