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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산티아고’ 신안 호수 위 예배당 ‘황홀경’

2020-04-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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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의 열두제자 상징하는 12개의 작은 예배당 중 백미

‘작은 산티아고’ 신안 호수 위 예배당 ‘황홀경’

작은 산티아고로 불리는 신안군의 호수위의 예배당. [신안군 제공]

전남 신안군 증도면 기점·소악도 등 섬마을에 스페인 산티아고만큼이나 아름다운 순례길이 조성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노둣길로 연결되는 4개의 섬에는 12km 길을 따라 예수의 열두 제자 이름을 딴 12개의 예배당이 세워졌다. 선착장, 노둣길, 호수 위, 숲속, 방파제 등 풍광 좋은 곳에 베드로·안드레아·야고보·요한·시몬·가룟 유다 등 ‘12사도’의 이름을 붙인 작은 예배당이다. 바닥면적은 6.6∼10㎡다.

그리스 산토리니 성당을 닮은 예배당도 있고 프랑스 몽쉘 미셸 교회나 러시아 정교회 교회 모습도 볼 수 있다. 특히 호수 위에 지어진 예배당은 백미 중의 백미다. 스틸과 두꺼운 유리, 그리고 필름을 사용해 지은 이 예배당은 다양한 색유리를 통해 햇빛과 색의 변화를 작품 속으로 끌어들였다. 수면에 반사되는 작품의 영상이 또 하나의 작품이 되도록 유도했다.


스틸 구조와 유리만으로 호수 위에 우아한 한송이 연꽃잎이 피어난 듯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 예배당은 국내외 공공조각·설치미술가 11명이 지었다. 이들 예배당은 순례객들이 자신을 돌아보는 ‘명상의 집’으로, 어민들에게는 대기실이자 쉼터로도 활용된다.

신안군은 이곳 주민 120여명 대부분이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는데 착안해 ‘순례자의 섬’으로 조성했다. 신안군 관계자는 31일 “작고 아름답고 이색적인 열두 개의 미술 건축물을 꼭 교회라고 지칭하지는 않는다”며 “가톨릭, 불교, 이슬람, 무교, 즉 특정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쉬고 걸으면서 들여다보는 명상의 장소로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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