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직자 늘어나면서 집세 문제가 당장의 생존 문제로 떠올라
▶ AP “가정 51% 인터넷 연결 안 돼…온라인 수업 불가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가 멈춰서면서 빈부격차로 인한 갖가지 문제가 심각하게 떠오르고 있다.
직장 폐쇄로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거나 수입원이 끊긴 이들이 넘쳐나면서 당장 집세도 내기 어려운 이들이 '집세 거부운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AP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뉴욕, 보스턴,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루이스 등 일부 도시에서는 당분간 집세를 내지 못한 임차인을 집주인이 쫓아내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세입자들은 코로나19 위기 동안에는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집세를 유예할 게 아니라 아예 면제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동참하는 이들은 아파트 창문에 하얀색 천을 내다 거는 것으로 집세 거부운동인 '렌트 스트라이크 2020'(Rent Strike 2020)에 연대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나가며 호응을 얻고 있다.
AP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매장 폐쇄조치로 요식업을 비롯해 많은 분야 종사자들이 갑자기 직장을 잃으면서 '그날 벌어 그날 살아온' 수많은 서비스 노동자들은 당장 집세를 낼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일부 정치인들도 집세 유예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미국 내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뉴욕의 마이크 지아나리스(민주) 주 상원의원은 소규모 사업장과 어려운 이들에게 90일간 집세와 주택담보대출금을 유예해주는 법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법이 제정될 때까지 손놓고 기다릴 수 없다.
'렌트 스트라이크 2020'은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주지사, 모든 주에 요구한다. 집세와 주택담보대출, 공과금을 두 달 간 동결하라. 그렇지 않으면 집세 거부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AP는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많은 학교들이 휴교에 들어가면서 교육현장에서 디지털 빈부격차 문제가 급부상했다고 전했다.
학교들이 휴교로 온라인 수업을 시작하면서 집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거나 아예 컴퓨터가 없는 학생들은 여기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한 교외 지역에는 지난주 무선 인터넷 장치를 갖춘 6대의 버스가 도착했다. 이 버스에서 쏘는 와이파이는 소규모 야외주차장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데, 많은 학부모들이 이곳으로 자녀들을 싣고 와 차 안에서 아이들이 인터넷에 접속해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AP는 미국에 대략 300만 명의 학생이 경제적 이유로 집에서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등 대도시는 이들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온라인 학습을 들을 수 있는 기기를 제공하고 인터넷을 연결해주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그보다 작은 도시들에서는 학교 주차장을 활용해 와이파이를 공급하거나 무선 공유기를 나눠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는 디지털 불평등을 해결하는 게 엄두가 나지 않아 종이 과제물과 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AP 자체 조사에 의하면 전역 학생 18%가량이 집에서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우스캐롤라이나 페어필드 카운티의 경우는 무려 51%의 가정에 인터넷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
교육법률센터(ELC) 관계자는 "지금 우리는 학습 성취에 있어 지역 간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 여건이 좋은 지역에서는 학생들이 바로 온라인 수업을 받을 수 있지만 인터넷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지역에서는 학생들의 학습 욕구를 충족기 위해 허둥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