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등 17개국 취소 속 미국선 이번주 강행
▶ 외출자제령에 한인들 “투표장 갈 수 있나” 고민
이번주 4월1일부터 실시될 예정인 한국 제21대 총선 재외선거 투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유럽을 비롯한 17개국에서 취소된 가운데, LA를 포함한 미국내 재외공관에서는 투표가 강행되지만 코로나19 우려로 투표율이 급격히 떨어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재외국민 참정권 행사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투표권 행사가 쉽지 않아 취소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LA 지역의 재외국민 투표는 예정대로 실시되지만, 코로나19 이동제한령으로 인해 투표율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투표소는 LA 총영사관에서 4월1일부터 6일까지 엿새간, 그리고 외곽지역인 오렌지카운티 한인회관, 샌디에고 카운티 한인회관 등 2곳에서는 4월3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예정대로 설치돼 운영되지만 캘리포니아 전역에 외출자제령이 내려진 가운데 투표를 하러 나서야 하는지, 갈수는 있을지 등을 고민하는 재외선거 유권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LA지역의 한 주재원은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긴 해야 하는데 투표장에 갈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특히 LA 총영사관 관할 지역인 네바다와 뉴멕시코, 애리조나 등 3개주의 유권자들은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3곳의 투표소를 직접 방문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또 LA 다음으로 한인들이 많은 동부지역도 투표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뉴욕총영사관 관할 지역의 경우 뉴욕 일대가 미국 내 ‘코로나19 진앙’으로 급부상하면서 순조로운 투표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맨해턴 미드타운의 뉴욕총영사관에 공관 투표소가 개설해 사흘간만 운영되는데, 외곽 지역인 뉴저지 한인회관, 필라델피아 서재필의료원에도 추가투표소를 마련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운영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됐다.
총영사관 측은 투표소 내 소독 및 발열 체크를 진행해 코로나19 방역에 최선으로 한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투표율은 극히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주와 뉴저지주 일대에서 극도로 이동이 제한되고 있는 데다, 당장 뉴욕총영사관이 입주한 건물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나오면서 건물 자체를 폐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한 한인은 “한국인으로서는 당연히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해야겠지만 다른 나라의 선거를 치르겠다고 투표소를 드나드는 모습이 미국인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걱정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는 119개국에서 이번 4.15 총선 재외선거가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불가능한 지역만 이탈리아를 비롯해 독일, 스페인, 영국 등 17개국에 달하고 있고, 코로나19 상황 악화에 따라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국봉쇄령이 발동된 인도에서는 뉴델리, 첸나이, 뭄바이 세 곳에서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뭄바이는 취소됐으며 네팔도 역시 취소됐다.